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임금 200만 원 미만 임금근로자는 627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62만9000명 줄었다. 평소라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구간 이동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200만 원 이상 근로자도 24만7000명 증가에 그쳤다. 저임금 근로자 감소분의 대다수가 임금구간을 이동한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잃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대면서비스업 전반이 급격히 위축돼서다.
이 같은 상황은 직업별 집계에서도 나타난다. 직업 중분류별로 서비스 종사자와 단순노무 종사자는 100만 원 미만 근로자가 각각 9만9000명, 14만5000명 감소했다. 판매 종사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모든 임금구간에서 근로자가 줄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전반적으로 하위 임금구간에서 상위 임금구간으로 이동하는 구조는 크게 변한 게 없지만 산업별로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업에서 취업자(임금근로자 포함)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임금수준별 구성비는 100만 원 미만이 8.9%로 0.8%포인트(P), 100만~200만 원 미만은 22.6%로 1.7%P 각각 하락했다.
한편, 성별 취업자 특성을 보면 직업별(소분류)로 남자는 경영 관련 사무원, 여자는 매장 판매 종사자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직업 쏠림은 성별 임금격차의 주된 원인이다. 직업 대분류별 월평균 임금 200만 원 이상 근로자 비중이 경영 관련 사무원이 포함된 사무종사자는 17.3%에 불과했으나, 매장 판매 종사자가 포함된 판매 종사자는 42.5%에 달했다.
교육정도에 따른 임금격차도 주로 직업 쏠림에 기인한다. 직업 중분류별 취업자 규모를 보면, 중졸 이하는 농·축산숙련직과 청소·경비 관련 단순노무직이 가장 많았으나, 고졸은 경영·회계 관련 사무직과 매장 판매 및 상품 대여직 비중이 가장 컸다. 대졸 이상은 경영·회계 관련 사무직이 가장 많았고, 이어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직, 교육전문가 및 관련직 순이었다.
이 밖에 연령대별(직업 중분류)로 청년층(15~29세)은 경영·회계 관련 사무직과 조리·음식 서비스직 순으로 취업자가 많았다. 청년층의 직업은 주로 최종학교 졸업 여부에 따라 갈린다. 30·40대는 경영·회계 관련 사무직, 50세 이상은 농·축산 숙련직과 청소·경비 관련 단순노무직 비중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