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서도 한국의 경제지표 관리를 동 등급 대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우수하다고 평가하며, 내년 한국경제가 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기적으로 급속한 고령화 진행, 높은 가계 부채, 북한 관련 지정학적리스크 등은 신용등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19일 피치는 한국기업평가와 함께 ’펜데믹 하에서의 한국경제 및 크레딧 전망’ 웹세미나를 개최했다. 피치는 9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했다.
이에 대해 제레미 주크 피치 한국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한국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복원적 측면에서 잘 관리했고 다른 국가들에 비해 공공재정 악화가 덜 심각하다”며 “뿐만아니라 대외적으로 건전성도 우수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주크 이사는 “그러나 A등급의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가계부채가 높고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들이 존재하는 점은 등급에 부담된다”고 말했다.
그는 “추경을 생각하면 재정적자가 다른 A등급의 국가들보다 소폭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러나 중기적으로 재정과 관련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향후 재정지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크 이사는 “최근 한국은행의 발표자료를 보면 아직은 만족하고 있는 듯 하나 여지는 있다고 본다”며 “글로벌 리스크가 대두 돼 또 한번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리스크는 가계부채 비율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면서 “지금은 부채상환 여력이 충분하고 은행도 견고하지만 가계 부채가 상승하면 그로인한 압박요인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제시했다. A등급 국가들 평균 6.8% 감소세에 비해 한국은 덜 심각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피치는 내년엔 지속적인 수출 회복 등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3.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주크 이사는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인 것에 대한 기저효과도 있고 경제회복이 3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러나 글로벌로 크게 확산되거나 한국이 재확산으로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엄격히 둔다면 하방 위험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피치는 한국의 그린뉴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주크 이사는 “최근 뉴딜을 통해 한국정부는 재정여력을 활용해 투자를 촉진하고 이에 대한 성장으로 생산가능 인구 감소로 인한 영향을 상쇄하고자 하는 것 같다”면서 “그 효과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크 이사는 “EU, 미국, 중국도 구체적으로 GDP 대비 그린뉴딜이나 녹색 투자에 대한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는다”면서 “그린뉴딜 이나 녹색투자에 대한 투자 규모는 작지만 비중이나 투자의 강력함은 EU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