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이슈 관련 협력 강화 약속
방위물품 수출 관련 협정도 체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베트남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외교장관 회의인 쿼드(QUAD)를 주재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동남아 국가들을 방문하며 결속을 다지고 있다. 쿼드에 이어 이번 동남아 순방 역시 중국 견제가 주목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날 오전 스가 총리는 베트남의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만나 약 1시간 20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스가 총리는 이번이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이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고, 방위 물품 수출과 관련해서도 협정을 맺었다. 협정은 베트남이 일본의 분쟁 당사국에 방위 물품을 수출할 시 일본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본은 현재 중국과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하고 있으며 지난 쿼드 회담에선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분쟁과 관련해 미국과 의견을 공유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건설을 추진 중인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으며, 지난 4월 중국 선박이 베트남 어선에 충돌, 침몰시키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중국과의 갈등의 골은 깊어진 상태다.
스가 총리는 공동성명에서 “이번 회담은 안보 분야의 큰 걸음”이라며 “양국은 인도ㆍ태평양 국가로서 지역 발전과 번영을 위해 함께 공헌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막혔던 하늘길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양국은 단기 출장자를 위한 여객운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지난 7월 기업 주재원과 장기 체류자를 대상으로 허가한 이후 그 범위를 넓힌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 등 주요 물품 공급망 협력에도 함께 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회담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어 차원의 회담”이라고 평가하면서 중일 관계가 앞으로 더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NHK방송도 “중국의 늘어나는 남중국해 활동을 우려한 양국이 협력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가 총리는 이번 주 베트남에 이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역시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