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규모로 퍼진 부산 해뜨락요양병원과 관련해 요양원과 정신병원 등 시설의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해뜨락요양병원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53명이다. 13일 간호조무사가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지 2일 만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환자 42명, 의료종사자 5명, 간병인 6명 등이다.
사망자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12일 환자 1명이 숨진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날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1명의 사망자가 더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고령층이 많아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면 사망자가 더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부산시는 북구 만덕동 인근 요양병원 9개소와 요양시설 등의 종사자, 이용자 1431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다행히 아직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해뜨락요양병원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후 면회객을 일절 받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첫 확진자 역시 첫 증상이 나타난 10일 이후 업무에서 배제됐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요양병원에서 어떤 감염 전파 고리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감염원을 찾고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5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을 보면 한 번의 노출로 진행됐다고 설명하기엔 어려울 것"이라며 "일정 기간 해당 장소 내에서 어떤 전파의 고리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게 합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기간에 걸쳐 전파가 이뤄졌다는 추측에 따라 요양병원 등 시설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환자와 가족들 간에 면회가 이뤄지지 않았는지와 직원들이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치매 환자들의 경우 마스크 착용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
정동식 동아대 감염내과 교수는 "요양병원 환자의 경우 입원하기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하기 때문에 다소 안일하게 판단했을 수도 있다"며 "경미한 증상인 경우 치매 환자 등이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병원도 놓치기 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