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한국 기업신용도 부담 지속...정유·철강·유통업 전망 ‘빨간불’”

입력 2020-10-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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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앤드푸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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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 기업들의 전반적 신용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반도체 분야와 자동차 업종 등 일부 업종은 견조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15일 S&P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신용평가'라는 주제의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등급의 하향 추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S&P는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이마트 등 대기업 주요 계열사의 등급 혹은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현재 S&P가 등급평가하는 국내 기업 중 약 32%가 부정적 등급에 놓여있다.

박준홍 S&P 한국기업 신용평가 이사는 "올해 한국기업들에 대한 부정적인 등급 액션이 많긴 했지만 대부분 2~4월에 집중됐으며 6월 이후부터는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업황 자체가 어려운 정유와 철강, 유통업에는 부담이 이어지고 있으나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들은 코로나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도 선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S&P는 신용위험이 가장 큰 산업으로 정유, 화학, 철강, 유통을 지목했다. 박 이사는 "정유 산업은 상반기 유가 급락과 수요 감소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역시 수요가 부진하고 정제마진도 낮아 실적 전망이 어둡다"면서 "철강 산업 역시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추가 수익성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의 경우 전통 채널인 백화점 대형마트의 수요가 줄어들고 온라인으로 소비패턴이 전환되면서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온라인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어려운 시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와 자동차 업체가 견조한 실적으로 국내 기업 신용도는 물론 한국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이사는 "반도체 기업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를 상쇄하고 있다"면서 "한국 총수출은 올해 8월 누적 기준 전년 대비 10% 감소했지만, 반도체 수출은 꾸준히 이어지며 총수출 대비 19%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 업체와 자동차업체는 제품 경쟁력 등을 무기로 글로벌 경쟁사보다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점이다. 박 이사는 "LG전자의 가전 부문은 견조한 내수 수요와 프리미엄 및 건강관리 제품 판매 호조에 월풀이나 일렉트로룩스에 비해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했다"면서 "현대차·기아차는 자동차 수요 감소에도 견조한 국내 판매와 비용 절감 등에 힘입어 혼다와 닛산, 폭스바겐 등 경쟁업체 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성장으로 LG화학과 같은 배터리업체와 5G 기술 도입 확대로 통신사들의 약진도 긍정적이다.

박 이사는 "수요 감소, 거시경제 불확실성 및 공격적인 재무정책으로 인해 한국기업들의 신용도에는 지속적으로 부담 요인이 존재한다"면서도 "한국 기업들은 △견조한 국내 수요 △우호적인 반도체 업황 △제품 경쟁력 △효과적인 비용 관리 등으로 인해 코로나 여파에 상대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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