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15일 정기 임원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이사를 6명이나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섰다. 또한,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가 SSG닷컴 대표이사까지 함께 맡으면서 온라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에 따라 코로나 비상시국에 전통 유통기업의 위기감이 반영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이마트 부문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 그룹은 “경영 환경 극복과 경영 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전문성 강화 및 우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한편 온라인 역량 강화 및 온·오프 시너지 창출과 조직 효율 제고 및 신성장 기반 구축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전체적인 임원수를 축소하면서 젊고 실력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 인재 육성 및 미래 준비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먼저 SSG닷컴 대표이사에 현재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강희석 대표이사를 내정했다. 이에 따라 강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된다.
강 대표가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게 되면서 이마트는 사실상 온오프라인을 동시 강화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이번에 새로 대표이사직을 맡은 신세계푸드 송현석 대표와 신세계 I&C 손정현 신임 대표가 1968년생이라는 점에서 강희석 대표(1969년생)를 필두로 계열사 CEO 연령을 낮춰 업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 19 여파에 온라인 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SSG닷컴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커머스 치킨 게임에서 승자로 거듭나고 있는 쿠팡을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커머스 등의 온라인 유통시장 진출에 맞서 덩치를 불리기 위해서 직매입 사업 위주에서 연말 오픈마켓 사업 추가까지 앞두면서 온라인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을 평가된다. 롯데쇼핑의 롯데온은 지난 4월 정식 출범과 함께 오픈마켓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SSG닷컴은 온라인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그로서리사업본부, 신사업본부, 테이타ㆍ인프라(DATA·INFRA)본부, 지원본부 등으로 조직 체계 전반을 재구축했다. 강 대표가 이마트와 SSG닷컴을 겸직하며 향후 온오프 통합 시너지 강화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현장 중심 경영과 점포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먼저 MSV(Merchandising SuperVisor))담당을 신설하고, 현재 4담당 체제인 판매담당을 5담당 체제로 확대하는 한편, 6611㎡(약 2000평) 이하 작은 규모 매장을 관리하는 메트로(Metro)담당 신설을 통해 영업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 조직 문화 본부를 신설해 미래지향적 조직문화 구축 기반을 마련했다.
신세계푸드는 제조서비스부문과 매입유통부문 부문 대표 체제를 단일 대표 체제로 재편하는 한편, 조직 전반의 효율과 시너지를 제고토록 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전략기획 및 상품개발 조직을 신설하여 신사업 추진 및 상품경쟁력을 강화했다.
신세계 그룹은 “어려운 경영 환경을 타개하고 그룹의 미래 준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최적임자를 엄선하여 인사를 시행했다”며, “앞으로도 철저히 능력과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사를 계속 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백화점부문에 대한 정기인사는 예년과 같이 12월초에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오프라인 업체들과 달리 이마트는 일찌감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9월 이마트의 총매출은 1조5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오르며 회복했다. 올해 첫 두자릿수 신장세다. 언택트 추석으로 선물 매출이 늘어난데다 경쟁사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폐점에 따른 반사익이 매출 회복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언택트 소비 확산에 힘입어 온라인 사업의 신장 역시 큰 힘을 보탰다. 업계에서는 3분기 SSG닷컴이 약 36% 성장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