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촉발된 폭락장 이후 3분기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펀드 수익률은 테마별로 크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헬스케어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당 기업들을 담은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 중 국내 상장된 43개 테마별로 분석한 결과, 최근 1년 이래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 테마는 헬스케어(48.24%) 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32.29%인데, 같은 기간 코스피가 10.5% 오른 것과 비교하면 세 배 넘게 상승한 수치다.
◇헬스케어 펀드, 코로나19 테마로 ‘반짝’ = 헬스케어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과 달리 펀드 설정액은 급감하고 있다. 13일 기준 1년 전 404억 원의 자금이 유입된 후 점차 감소하며, 3개월 전부터는 126억 원의 투자금이 빠지며 순유출세를 보이고 있다. 1년 전 수익률 정점을 찍고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펀드 환매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15%로 집계됐다. 헬스케어 펀드는 바이오ㆍ제약주의 약진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기가 부각된 테마다. 신라젠, 코오롱티슈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업종 특성상 불확실성이 높은 게 단점이다.
이어 1년 기준으로 레버리지 테마(39.22%), IT 테마(36.37%), 4차산업 테마(35.97%), 코스닥벤처 펀드(34.89%) 등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이중 IT, 4차산업 등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언택트 등의 키워드와 엮여 산업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펀드로 자금이 크게 쏠렸다. 특히 4차산업 테마로 엮인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매 분기 자금이 들어와 총 759억 원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마이너스’에도 돈 몰리는 천연자원펀드 =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테마는 천연자원펀드로 최근 1년간 34.0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원자재 펀드(-13.12%) 역시 크게 하락했다. 천연자원펀드는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하면서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0달러 후반 선에서 가격이 형성됐다.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것과 별개로 1년 동안 원자재펀드, 천연자원펀드에 각각 3조3380억 원, 3조2067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천연자원에 투자하는 방법으로는 펀드투자, 원자재지수 추종 인덱스펀드 투자로 나뉘는데, 당시 유가가 역사적 저점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의 반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외면받는 배당주 펀드...3조 ‘순유출’ = 가장 돈이 많이 빠진 테마는 배당주 펀드로 1년 간 2조9381억 원이 순유출됐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수익률이 비교적 높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통상 배당시즌이 다가오면 자금이 몰리지만,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따라 ‘배당컷’(배당 삭감) 우려가 커지면서 오히려 자금이 대거 빠진 것으로 해석된다. 배당주 펀드의 1년 수익률은 7.05%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레버리지 펀드에서도 2조2731억 원의 자금이 뭉텅이로 나갔다. 레버리지 펀드는 주가지수가 오르면 오른 만큼, 배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금융 상품이다. 1년 수익률은 39.22%로 높은 편이지만, 변동성이 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27%로 마이너스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는 “최근 증시가 2300선 박스권에 접어들면서 공격적 투자 대신 국내주식 ETF, 라이프사이클 테마, 퇴직연금으로 자금을 재분배하려는 수요가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