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질환이란 포도당과 지방, 단백질 등의 대사 이상에서 생기는 질병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대사질환은 고지혈증, 동맥경화, 제2형 당뇨병, 비만 등이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암이나 알츠하이머처럼 더욱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심화하고 식습관이 변화하면서 대사질환 치료제 관련 시장도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유병률이 높은 만큼 치료제 수요는 매우 큰 반면 만족할만한 획기적인 신약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요한 오웍스(62·사진) 스위스 로잔 연방공과대학 교수는 대사질환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대사질환의 치료와 예방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하면서 '네이처', '사이언스' 등 저명한 저널에 500개가 넘는 논문을 실었으며, 세계에서 논문이 가장 많이 인용된 연구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오웍스 교수는 지난해 국내 바이오벤처 노브메타파마에 과학자문위원으로 전격 합류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노브메타파마는 펩타이드 복합신약물질 'CZ' 기반의 대사질환 치료제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CZ는 체내에 존재하는 다이펩타이드(C01)과 대사질환과 연관성이 높은 아연(Z)을 합성한 물질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대사질환의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그는 "노브메타파마의 핵심기술인 CZ는 전임상 및 임상 단계에서 효능이 입증됐고, 내약성 및 체내 안전성도 우수하다"면서 "독창적이면서도 매우 흥미로운 물질이라고 판단해 손을 잡기로 했다"고 합류를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노브메타파마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NovDB2'와 비만 치료제 'NovOB', 만성신장질환 치료제 'NovRD' 등이다.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NovDB2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b상을 마치고 2c상 단계에 접어들었다. 2c상은 유효성분을 증량하고, 3상에 준하는 수준으로 설계해 향후 3상에 진입했을 때 진행 속도를 당길 계획이다.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2022년 557억 달러(약 6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약은 혈당조절제인데, 시간이 지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투여량을 늘리거나 다른 조절제와 함께 투여해야 한다.
인슐린 감도 개선제는 이런 인슐린 저항성을 막는 약물이다. 노브메타파마의 NovDB2와 NovOB는 임상 2a상과 2b상에서 인슐린 감도 개선과 체중감소를 확인했다.
오웍스 교수는 이들 파이프라인의 차별화된 기전에 주목했다. 그는 "CZ는 다른 인슐린 감도 개선제와 달리 복용 시 체중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고, 당뇨병으로 야기되는 신장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동물실험에서 증명했다"면서 "성공적으로 개발돼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 매년 10억 달러(약 1조1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ovOB는 체중 감량과 함께 직접적으로 인슐린감도를 개선하는 기능이 있다. 현재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장악한 '삭센다'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오웍스 교수는 "다른 비만 치료제는 직접적인 인슐린 감도 개선이 아닌 체중 감량에 따른 간접적인 인슐린 감도 조절의 효과를 보인다"며 "여기서 NovOB의 경쟁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노브메타파마는 최근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에서 신속이전상장 조건에 부합하는 기관의 참여를 얻지 못하면서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회사는 주요 파이프라인이 상용화에 근접했다는 점에 착안해 기술이전을 활발히 타진할 계획이다.
오웍스 교수는 "체중 증가 없이 인슐린 감도 개선이 가능하고 신장 보호 기능까지 갖춘 CZ의 독창성과 안정성, 효능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