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등 소비자 피해 키워
정책 전환·감독기능 강화 시급
정용건 사회연대포럼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금융감시 비정부기구(NGO)인 금융감시센터 출범식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금융감시센터는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사모펀드 사태로 금융 소비자의 피해가 커지자 금융의 공공성을 바로 세우기 위한 조직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관리 미흡을 민간 단체에서 직접 감시하겠다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대표 제안자는 정 대표와 전창환 한신대학교 교수, 강문대 법무법인 서교 변호사, 박홍배 금융산업노조위원장, 이재진 사무금융연맹 위원장, 김정수 인덕회계법인 회계사 등 6명이다.
금융감시센터의 목표는 △사회적 공공재로서의 금융 담론 강화 △금융 역주행 정책(규제 완화 및 자율 규제) 방향 전환 △사모펀드 등 투기자본에 대한 사회적 감시 △금융 피해자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연대 활동 △금융 공공성 담론 확산을 위한 교육, 연구 등 5가지다.
이날 정 대표는 불완전판매 의혹이 있었던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펀드가 수많은 피해자를 낸 이유로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을 지목했다. 정 대표는 “정부의 잘못된 규제 완화 정책이 원인”이라며 “감독 실패도 큰 책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것을 바로 세우기 위해 시민 사회가 함께할 것”이라며 “금융이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후적인 대책을 내놓는 금융당국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금융감시센터가 사전에 나서 금융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뜻이다.
금융감시센터는 라임, 옵티머스 사태가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론스타, 칼라일 등 글로벌 사모펀드에 의한 국내 은행 불법 인수에 따른 피해가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에 대해 무분별하게 규제를 완화해왔다는 것이다. 금융감시센터는 “금융 산업에 대한 정책 방향 전환과 감독 기능 강화가 시급하다”며 “금융 공공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없다면 한국 경제는 내부에서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자리에서 박홍배 위원장 역시 “파생결합펀드(DLF)와 부실 사모펀드의 근본적 원인은 규제 완화”라고 공감하면서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제왕적 연임을 새로운 문제로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거대금융그룹을 제왕적으로 지배하고 일부 소수 경영자의 잘못된 생각은 시장 실패, 금융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며 “금융감시센터가 감독 당국의 문제, 기업 지배 구조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모두 연임 중이거나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계사는 이에 대해 “자본주의 권력을 가장 많이 부여받은 집단은 금융기관”이라며 “이런 권력이 남용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융감시센터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금융감시센터는 “개인 간 거래(P2P) 금융법이지만 업체 규제를 강화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폐업해 펀드 사태처럼 피해가 금융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금융 당국의 책임 소재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