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말로 다가온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의 통합환경관리제도 시행과 관련해 주식회사 영풍이 환경부 등 허가 관련 기관과 사전협의 등 허가 절차를 전혀 진행한 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통합환경관리제도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고려할 때 서류작업 및 현장조사 등에 통상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어, 이미 폐쇄를 피할 시기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동구)이 국정감사를 위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식회사 영풍은 2020년 9월 말 기준 석포제련소에 대한 통합 허가와 관련하여 환경부, 한국환경공단, 대구지방환경청, 경상북도와 단 한 차례도 협의를 한 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하여 1970년 이래로 아연제련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2015년 3공장을 증설하는 등 지속적으로 확장해오고 있다. 제련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카드뮴과 황산 등으로 인해 수질, 토양, 대기 오염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2013년 이후 적발된 환경법령 위반은 지금까지 총 58건에 이른다.
2018년 4월에는 폐수 불법유출 등에 대해 조업정지 20일의 행정처분을 받았으나 영풍 측이 이에 불복하여 현재 행정소송 중이며, 2019년 4월에도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조업정지 3개월 30일 처분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상북도가 환경부의 직무이행명령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해 아직 조업정지 처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석포제련소는 2017년 법 시행과 함께 통합환경관리제도의 적용대상으로 지정됐으며, 비철 업종의 경우 2018년부터 적용 예정이었으나 4년 유예된 바 있다. 지속적으로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석포제련소 측이 기한에 맞춰 심사를 신청하더라도 통과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만약 석포제련소 측이 2021년 12월 31일까지 통합허가를 얻지 못하면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2년 1월 1일부터 조업을 할 수 없다.
통합환경관리제도는 6개 법률에 걸친 10종의 기존 환경시설 인허가를 통합해 사업장 중심의 허가시스템을 구축, 운영하는 제도로, 사업장의 오염물질배출을 맞춤형으로 관리하고 업종별 우수환경기법(BAT)을 적용하도록 하는 것을 통칭하는 환경관리제도다. 기존 허가제도보다 폭넓은 자료와 정보를 수집, 정리, 제공하도록 하고 있어 이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평가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합법 시행 이전부터 운영 중이던 통합환경관리 대상 사업장 중 326개소가 통합허가를 신청했으며 191개소가 완료한 상태다.
장철민 의원은 “통합환경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오염저감 목표를 제시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감축된 결과를 가지고 와야 하는데, 석포제련소는 여전히 목표만을 제시할 뿐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어김없이 환경부 점검 결과 지하수 중금속 외부 유출이 확인되었는데 현재 상태로 과연 통합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4년의 유예기간을 준 만큼 이번 시한까지 허가를 받지 못하면 제련소를 폐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