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쓸 곳 많은데 세수 급감, 국가채무 더 고삐 좨야

입력 2020-10-12 17:40 수정 2020-10-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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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정부 수입은 대폭 줄고 빚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12일 발표한 10월 재정동향 자료에서 올해 8월까지 정부 총수입은 317조800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조8000억 원(-2.7%), 국세 수입은 192조5000억 원으로 17조 원(-8.1%) 감소했다. 반면 총지출은 39조8000억 원(14.1%) 증가한 388조7000억 원이었다.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확장재정이 거듭된 결과다.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96조 원으로 작년 49조5000억 원의 갑절로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1∼8월 국세 수입 가운데 법인세가 전년 대비 14조6000억 원, 부가가치세 4조 원, 관세 1조1000억 원이 줄었다. 작년보다 각각 25.9%, 8.0%, 20.0%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소비 감소, 수출시장 위축의 충격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드러낸다. 앞으로 경제 여건의 뚜렷한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고 보면, 정부 수입은 갈수록 줄고 지출만 늘어나는 추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국가채무 증가의 제동이 걸리기 어렵다. 8월 중앙정부 채무는 794조100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5조1000억 원(13.6%)이나 불어났다. 역대 최대 규모의 나랏빚이다. 올해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은 43.9%에 이르게 된다. 지난해 37.7%에서 급격히 높아지는 수치다.

세수는 줄어드는데 지출 증대로 나랏빚만 늘어나 문제의 심각성이 커진다. 정부는 재정준칙을 도입키로 했지만 실효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당분간 확대재정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인 데다 준칙의 기준이 너무 느슨하고 구속력도 담보할 수 없다는 비판이 많다. 당장 정부가 추정한 2024년 GDP 대비 국가부채무비율은 58.6%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경제와 민생의 위기에서 정부 씀씀이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한정 빚만 늘려 나라 경제를 지탱하는 것은 곧 한계에 부딪힌다. 국가채무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보다 낮으니 아직 별문제가 없다는 정부·여당의 주장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게 경제전문가 대다수의 진단이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납부하는 법인세수가 대폭 줄어드는 현실의 심각성이 크다. 9월 말 한국은행이 외부감사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기업 다섯 곳 중 한 곳(21.4%)은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의 소위 좀비기업(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 부진의 장기화를 예고한다. 들어올 돈줄은 마르는데 나갈 곳만 많은 재정지출 구조다. 국가채무 증가를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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