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성매매 범죄자가 될 뻔한 피해자를 구제했다.
헌재는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해달라며 A 씨가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2018년 10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알선 등)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A 씨가 그해 6월 업주 박모 씨가 성매매를 알선한 B 씨와 성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후 A 씨는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는 “마사지 업소에 취업하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가 취업 알선자 등으로부터 성매매를 강요당했고 낯선 장소에서 언어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성매매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과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성매매에 이르기까지 알선자 등이 행한 일련의 행위들은 청구인의 외국인 여성으로서의 취약성을 이용해 위력으로 성매매를 강요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과정에서 청구인은 자신이 성매매 피해자임을 적극적으로 주장했으므로 검찰로서는 청구인이 성매매 피해자가 아님을 증명할 자료를 수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한 추가적인 수사 없이 성매매알선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잘못이라는 취지다.
헌재는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으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결론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