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美대선] ‘세기의 대결’ 된 부통령 후보 TV토론…‘코로나19 책임론’ 놓고 불꽃 공방

입력 2020-10-08 13:28 수정 2020-10-0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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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VS 해리스 막 오른 ‘단판 승부’ 부통령 토론회 -해리스 “美 행정부 역사상 가장 큰 실패…재선 권리 몰수 당했다” 맹공 -펜스 “바이든 후보 대응 계획, 트럼프 것 베낀 것” 맞불

▲마이크 펜스(오른쪽) 미국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7일(현지시간) 미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 킹스버리 홀에서 투명 아크릴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TV 토론을 펼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뉴시스
▲마이크 펜스(오른쪽) 미국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7일(현지시간) 미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 킹스버리 홀에서 투명 아크릴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TV 토론을 펼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뉴시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7일(현지시간) 밤 열린 TV토론에서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다. 대선 후보 TV토론과 달리 부통령 후보 토론은 단 한 차례 열리는 만큼 두 사람은 이번 토론에 사활을 걸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은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기준 8일 오전 10시)부터 90분 동안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대에서 진행된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이날 토론에는 일간 USA투데이의 수전 페이지 워싱턴지국장이 진행자로 나섰다. 통상 3차례 열리는 대선 후보 토론과 달리, 부통령 후보는 단 차례의 ‘단판 승부’로 끝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단 한 번의 실수가 치명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양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 대책 등 9개 주제에 대해 10분씩 토론을 펼쳤다.

두 후보 모두 만만찮은 상대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펜스 부통령은 인디애나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을 뿐만 아니라 ‘마이크 펜스 쇼’라는 라디오 쇼를 진행한 경력이 있는 화려한 언변의 소유자다.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스타일로, 2016년 대선 당시 부통령 후보 토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잘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반면 검사 출신인 해리스 후보는 공격적인 주장을 펼치는 저격수 이미지의 소유자다.

두 사람은 첫 토론주제인 ‘코로나19 대유행 책임론’부터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의 무능으로 너무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미국 국민은 우리나라 행정부 역사상 가장 큰 실패를 목격했다”며 “이 행정부는 재선될 권리를 몰수당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그들은 알고 있었지만 은폐했고, 심각성을 축소했다”고 꼬집었다.

해리스 후보의 선제 공격에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첫날부터 바로 미국의 건강을 최우선에 뒀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초기에 중국발 비행기 제한 결정을 반대한 것을 지적하면서 “이 결정은 미국이 더 강력한 대응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의 대응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실행하고 있는 것들을 베끼고 있다면서 “이는 표절과 조금 유사하다”고 맞받아쳤다.

특히 이번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거웠다. 그동안 부통령 후보 토론회는 대선 주자 토론에 밀려 주목도가 높지 않았지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대통령이 계속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시에는 부통령에게 권한을 이양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둘 다 70대의 고령에 속한다. 바이든의 경우 선거에 승리해 내년에 취임할 경우 79살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앨리스 스튜어트 하버드대 연구원은 미국의 한 언론 기고문을 통해 “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나 능력, 기질을 가졌는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통령 후보 토론은 대선 주자 간 토론회 때에 비해 상호 끼어들기가 적었고, 비교적 침착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평가다. 다만 토론이 끝난 후 두 후보는 서로 악수하지 않고 토론회장을 떠나며 끝까지 대결 구도를 저버리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무대 밖을 비추며, 해리스의 남편은 마스크를 착용한 반면, 펜스의 아내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대조적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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