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정규직 남녀성비가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상 일반정규직에는 남성, 무기계약직에는 여성이 과도하게 편중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정)이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 임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대학병원을 제외한 10개 기관 모두 정규직 성비는 평균적으로 남성 50~60%, 여성 40% 정도의 균형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뜯어보면 정규직 산정에 포함되는 일반정규직, 무기계약직의 성별 불균형이 큰 폭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으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을 살펴보면, 정규직 전체 비중이 여성 58%, 남성 41%로 나뉘어, 여성 정규직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맹점은 무기계약직의 비중이다. 여성 전체 정규직 87.25명 중에 무기계약직 인원은 52.75명으로, 60.45%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자의 경우, 전체 정규직 62.5명 중에 무기계약직은 15명으로 24%에 머문다. 여성보다 남성의 정규직의 수가 적어 보이지만, 사실상 비정규직에 준한 무기계약직이 24%라는 대목에서 여성의 무기계약직 숫자가 남성보다 약 2.5배가량 많다. 무기계약직 인원 중 80%에 가까운 절대다수가 여성 무기계약직이다.
나머지 기관 역시 절대 성비는 각각 다르지만, 여성 정규직의 대부분이 무기계약직인 실정은 마찬가지다.
남녀 성비로 보면, 한국고전번역원의 경우 정규직 남녀 성비는 6.6:3.3이지만 일반 정규직은 7.4:2.6 무기계약직은 3.8:6:3으로 큰 불균형을 보였다.
무기계약직은 정년 보장 등 고용안정 측면에서 안정적이지만, 급여와 수당의 경우 정규직과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은 여전하다. 9월 여성가족부의 공공기관 성별 임금 격차 조사 결과, 지난해 공공기관 정규직 남녀 간의 임금 격차는 약 20%로 조사됐다.
높은 비율의 무기계약직 여성과 일반정규직 남성은 성차별채용과 남녀임금 격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 열 곳에서 공석을 충원하기 위해 처음부터 무기계약직으로 신규채용된 인원은 지난 5년간 총 151명이다.
이탄희 의원은 “정규직의 일반정규직과 무기계약직에서 보여주는 남녀 성비차이는 공공기관이 그동안 여성 대표성 제고에 소홀해 왔다는 증거”라며 “교육부 산하기관들이 성 평등 채용에 앞장서서 균형인사 모범부처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