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빙'(weaving)이란 가로 실과 세로 실을 엮어 직물을 짜는 것을 말한다. 틀 위에 날실(세로 실)로 기본적인 공간을 만들고, 씨실(가로 실)로 여러 가지 색깔과 패턴을 표현한다. 베틀 안에서 서로 만난 다채로운 실들은 다양한 작품으로 탄생한다. 인테리어를 위한 태피스트리부터 테이블 매트, 티 코스터, 가방까지 위빙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위빙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지음앤위빙컬쳐의 유정진 대표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위빙 작업은 실제로 명상 효과를 준다"고 말했다. 유정진 대표는 2013년부터 위빙을 시작해 현재까지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위빙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수업을 들은 수강생들의 말을 빌려 "실을 빗어 내려 차곡차곡 쌓는 과정이 머리를 쉬게 해주고,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고 했다.
위빙은 다른 실 공예와 달리 베틀을 사용한다. 잉아, 돗바늘 등 사용하는 도구도 많다. 유정진 대표는 "도구가 많다는 건 그만큼 규칙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게 구조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조 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걸 어떻게 잘 표현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오히려 기존에 없던 창의적인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실의 영역을 벗어난 위빙 태피스트리가 탄생하기도 한다.
위빙디자이너 협회를 운영하는 김라임 위빙 디자이너는 팝아트와 위빙을 접목한 캔버스 위빙으로 창의적인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6년 처음 위빙을 시작한 김라임 디자이너는 팝아티스트로 활동하다 우연히 위빙을 만나 협회까지 만들었다. 그는 "좋은 취미가 좋은 직업이 될 수 있도록 협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공예 강사들을 위한 유튜브 채널 '라임's라이프'를 열어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위빙이 꾸준히 사랑받으며 갈수록 바빠지고 있는걸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첫 도전이라면 시중의 위빙 키트로 시작하길 추천한다. 키트는 보통 3만~4만 원대에 판매된다.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작은 건 1만 원대 제품도 있다. 처음부터 큰 틀을 욕심내기보다 작은 틀부터 시작하길 추천한다. 틀이 크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완성도 있게 마무리하기도 쉽지 않다. 처음부터 너무 큰 틀을 쓰면 의욕적으로 시작했다 완성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둘 수 있다.
혼자 하기 망설여진다면 온·오프라인 클래스 문을 두드려보길 바란다. SNS를 통해 여러 작가의 스타일을 보고 자신과 맞는 작가의 수업을 찾아 들어보길 추천한다. 위빙 유튜버 영상을 따라 하며 배울 수도 있다. 처음이라면 실 종류는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면사와 램스울을 추천한다. 날실은 끊어지거나 늘어나지 않는 면사를, 씨실은 램스울을 써보자. 처음부터 너무 비싼 실을 쓰기보다 저렴한 실들로 충분히 작업을 해보고 고급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유정진 대표는 "손으로 하는 작업이 주는 특유의 집중력과 즐거움이 있다"며 위빙은 "자신이 만든 공간 위에 시간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실과 실이 만나 쌓여가는 시간 속에서 코로나 블루(코로나 우울증)를 잊고 남다른 방구석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