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규모도 엄청나다. 2019년 기준 중국 라이브커머스 거래액이 4338억 위안(약 74조 원)에서 2020년에는 9610억 위안(약 16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2020년 6월 기준 라이브 스트리밍 시청자는 5억6200만 명으로, 이 중 라이브커머스 사용자는 3억900만 명에 이른다. 올해 한국에서도 라이브커머스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2016년 시작되어 플랫폼의 다변화와 BJ(Broadcasting Jockey)의 다양화 등 라이브커머스 생태계가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사람, 제품, 장소, 플랫폼 등 4대 주체의 다원화가 중국 라이브커머스 생태계를 완전히 변모시키고 있다.
첫째, 라이브커머스의 진행자인 사람(人)의 다원화로 기존 왕홍, 연예인, KOL(Key Opinion Leader) 중심의 BJ 주체가 정부 관료, 생산자, CEO, 점원 등으로 다원화하면서 누구나 라이브커머스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iResearch) 자료에 의하면, 전문적 달인/왕홍 중심의 라이브커머스는 단지 13.6%에 불과하지만, 제품 관련 기업 대표 및 직원 비중이 86.4%로 일반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둘째, 제품(貨)의 다원화로 화장품, 의류, 가공식품 등 기존 온라인 인기 판매 상품에서 가전가구, 주얼리, 부동산, 자동차까지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판매되는 파격적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BMW, 아우디, 테슬라, 창안(長安)자동차 등 다양한 중국 및 외국 자동차들이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판매되면서 라이브커머스가 중국 내수시장 판매에 가장 핫한 이슈로 부각했다.
셋째, 장소(場)의 다원화로 기존 라이브 방송 스튜디오 중심에서 점차 제품을 판매하는 실제 매장, 산골 산지의 농장, 생산공장, 이동판매대, 도매시장, 해외매장 등 오프라인 제품 생태계와 직접 연결되는 장소로 점차 진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대문 시장에 가면 중국 왕홍들이 SNS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다양한 한국 의류제품들을 체험하며 구매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것처럼 오프라인 매장 현장에서 실시간 비즈니스가 진행되는 것이다.
넷째, 플랫폼(渠道)의 다변화로 라이브 채널이 크게 다양화하고 있다. 과거 타오바오 라이브 및 징둥 라이브 등 전통적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라이브커머스가 최근에는 도우인, 콰이쇼우, 비리비리, 샤오홍수 등 쇼트클립/콘텐츠 플랫폼과 위챗 및 웨이보 등 SNS 플랫폼을 통한 라이브커머스 방식으로 더욱 다원화하고 있다. 모바일인터넷이 만들어 내는 중국 라이브커머스의 진화는 도시를 넘어 농촌까지 확산되며 전통적 판매채널의 개념을 무너뜨리고 있다.
약 9억5000만 명의 중국 네티즌 중 농촌 네티즌 수가 3억 명에 이르고, 2019년 기준 농촌 온라인 커머스 매출액은 약 1조7000억 위안(약 292조 원)을 기록했다. 이 중 농산물 매출액은 3976억 위안(약 69조 원)으로 전년 대비 27% 증가하는 등 라이브커머스가 농촌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중국에서 시작된 라이브커머스의 성공모델이 점차적으로 미국 및 한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전형적 리버스 혁신(Reverse Innovation, 역혁신)이다. 개도국에서 만들어진 비즈니스 모델이 선진국으로 역류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2019년 아마존 라이브 플랫폼을 개설해 뷰티, 패션, 영유아 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국도 2020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카카오, 네이버, 롯데백화점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라이브커머스 방식을 통한 제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비즈니스 모델혁신은 항상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빠르게 진화한다.
박승찬
중국 칭화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통상관 및 중소벤처기업지원센터 소장을 5년간 역임했다. 또한 미국 듀크대학에서 교환교수로 미중관계를 연구했다. 현재 사단법인 중국경영연구소 소장과 용인대학교 중국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