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40분 경 입원 중이던 월터 리드 군 병원을 나와 자동차와 헬기를 타고 백악관에 돌아왔다. 입원한 지 사흘 만이다. 그는 백악관에 도착하자마자 2층 발코니로 올라가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는 “상태가 좋아졌다”고 강조하고,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이것이 당신들의 삶을 지배하도록 놔두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극복 경험을 앞세워 선거전에서 정면 승부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코로나19를 두려워 말라”는 트럼프의 발언은 거센 후폭풍을 낳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이미 약 21만 명이 숨지고 약 750만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또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어서다.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으로서 일반인이 받을 수 없는 ‘황제 치료’를 받고도 완치되지 않은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퇴원을 위해 중중환자용 약물을 집중 투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당신이 코로나에 걸린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치료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년 전보다 상태가 좋아졌다고 말했지만 수 많은 미국인이 트럼프가 받은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조너선 라이너 조지워싱턴대 의과대학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 의약품을 모두 처방받은 유일한 환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황제치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완치된 게 아니어서 남은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3일이라는 짧은 입원 기간과 중증환자용 약물 투여를 반복한 점을 감안하면 퇴원은 무리수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좋아졌지만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활동 재개를 위해 조기 퇴원을 강행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완치 때까지 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데다 백악관 자체가 바이러스 전파의 온상이 됐기 때문이다. 이날도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등 백악관에서만 총 15명이 감염됐다. 트럼프는 15일과 22일 예정된 대선 후보 2, 3차 TV토론 참석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