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 "굴북(屈北) 정권의 부끄러운 민낯"
통일부가 공탁금 보관 기간이 지난 북한 저작권료 2억 3000여만 원을 지키기 위해 꼼수 연장을 승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방송·출판사들이 북한 영상·저작물 등을 사용하고 북한에 지급하는 저작권료는 10년의 공탁금 보관 기간이 있는데 이를 피하고자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돈을 찾은 후 다시 공탁하는 방식을 허가한 것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12월 체결한 '남북 간 저작권 협약'에 따라 경문협이 2008년까지 북한에 송금한 저작권료는 총 7억 9217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후 2008년 7월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북한 송금이 중단됐고 총 20억 9243억 원이 법원에 공탁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문협은 저작권 협약 이후 국내 방송사가 사용하는 북한 조선중앙TV 영상이나 국내 출판사가 펴낸 북한 작가의 작품 등에 대한 저작권료를 북한 당국을 대신해 걷어 지급했다.
이 중 법원의 공탁금 보관 기간 10년 제한에 걸린 2009년 공탁금 2265만 원과 2010년 공탁금 2억789만 원 등 총 2억3000여만 원을 경문협이 회수한 후 재공탁해 북한에 지급할 금액을 국고에 귀속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남북저작권센터가 연차별로 회수하여 재공탁’한다고 명시해 북한에 지급될 저작권료의 공탁기간이 끝나면 재공탁하는 방식으로 계속 연장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기현 의원은 “국민이 처참하게 피살된 상황에서도 북한이 보낸 통지문 한 장에 ‘계몽 군주’ 운운하는 ‘굴북(屈北) 정권’의 부끄러운 민낯이 또 한 번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7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국군 포로들이 경문협의 북한 저작권료 공탁금 채권압류 및 추심을 통해 위자료 지급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북한의 저작권료를 환수해서라도 피해자 유족에게 먼저 실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