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고의적 자해(자살) 사망률이 26.9명으로 전년보다 0.2명(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자살에 의한 사망이었다.
통계청은 22일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통계’에서 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가 1만3799명으로 전년보다 129명(0.9%) 늘었다고 밝혔다. 일평균 자살 사망자는 37.8명, 인구 10만 명당 자살 사망률은 26.9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한국이 24.6명으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회원국 평균 자살률은 11.3명이다. 이는 통계청이 2017년까지 공표된 OECD 연령표준화 자살률을 표준인구로 자체 계산한 수치다. OECD 공식 통계에서도 한국의 자살률은 2012~2017년 리투아니아에 이어 2위를 유지하다 2018년 1위로 올라섰다.
성·연령대별로 10·20대 여성의 자살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10대 여성의 자살률은 6.4명으로 전년보다 0.5명(8.8%), 20대 여성의 자살률은 16.6명으로 3.4명(25.5%) 급증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10·20대 여성의 자살률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배우 설리(최진리), 11월 가수 구하라의 자살 사건이 발생했는데, 10~12월 20대 여성의 월평균 자살률은 42.7명으로 1~9월(25.0명)보다 74.7% 급증했다. 이런 베르테르효과가 가장 컸던 유명인의 자살은 2008년 배우 최진실의 자살이다. 사망 후 2개월간 국내 자살자 수는 전년 동기보다 48.9% 증가했다.
복지부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자살예방협회(IASP)는 그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자살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가 추가적인 자살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며 “특히 유명인의 경우에는 이러한 모방자살 효과가 더 커진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연령대에서 자살자 수는 남성이 9730명, 여성이 4069명으로 여전히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다만 지난해 10~20대 여성의 자살률 증가로 성비는 전년 2.6배에서 2.4배로 좁혀졌다. 성별을 분류하지 않은 연령대별 자살률은 10대가 5.9명, 20대는 19.2명, 30대는 26.9명이었다. 자살률 자체는 40~60대보다 적으나, 사망원인에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20대의 사망원인 중 자살 비중은 전년 47.2%에서 51.0%로 급증했다.
한편, 지난해 총사망자 수는 28만5110명으로 전년보다 3710명(1.2%) 감소했다. 8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 사망에서 47.0%를 차지했다. 80세 이상 비중은 전년보다 0.7%포인트(P), 10년 전보단 14.8%P 상승했다.
사망원인 순위에선 악성신생물(암, 사망률 158.2명)이 1위를 유지했다. 이어 심장질환(60.4명), 폐렴(45.1명) 순이었다. 자살은 5위였다. 전년과 비교해선 알츠하이머병(13.1명)이 9위에서 7위로 올랐다. 간질환(12.7명)과 만성하기도질환(12.0명)은 각각 8위, 9위로 한 계단씩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