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19일 전국에서 치러진 순경 채용 필기시험 중 문제가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경찰청은 20일 "앞서 19일 치러진 순경공채 경력채용 필기시험에서 일부 시험장에서 경찰학개론 9번 문제 '질문에 대한 정오표' 내용을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공지하는 등 시험관리상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응시자들께 큰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문제가 된 곳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경남지방경찰청의 시험장의 총 2684개 교실 중 25곳이다.
당시 수험생들에 따르면 순경 채용 필기시험 선택과목인 '경찰학개론' 9번 문제가 잘못 출제되자 일부 시험장에서 정정된 문제를 시험 시작 전 미리 칠판에 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지품 제출 전 변경된 문제가 공지되자 일부 수험생이 미리 해당 부분을 책에서 찾아보거나 휴대전화를 통해 문제를 공유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경찰은 해당 문제를 두고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험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시험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해당 문제가 내용상 출제오류는 없기에 정답을 4번으로 확정 및 채점하고, 기존 공고된 지방청별 선발 예정인원에 따라 '필기합격자(A그룹)'를 선발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이와 별도로 모든 필기시험 불합격자에게 경찰학개론 한 문제에 해당하는 조정점수를 부여하고, 이들의 합산 점수가 A그룹의 커트라인 이상일 경우 '추가 필기 합격자(B그룹)'로 선발해 채용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종합격자 결정은 A그룹과 B그룹을 분리해 진행할 계획이다. A그룹은 필기·체력·면접시험 점수를 합산해 최초 공지된 인원만큼 고득점자순으로 최종 선발한다. B그룹에 대해선 이들 시험의 점수가 A그룹의 총점 커트라인 이상일 경우 최종 합격자로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공채시험의 형평성 논란을 반면교사 삼아 정오표 배부 방식을 사전 개별배부로 전환하고 시험감독관에 대한 감독 및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응시자들의 소지품에도 빈틈이 없도록 하는 등 시험장 관리감독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천안의 한 시험장에서는 감독관의 착오로 시험이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충북의 한 시험장에서는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린 뒤 한 수험생이 마킹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자 감독관이 1∼2분의 추가 시간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날 진행된 순경 채용 필기시험은 전국 94곳에서 진행됐으며 273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응시자는 5만1천419명으로 경쟁률은 18.8대 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