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딛고 연고점을 향해 치솟으면서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가 ‘대박’ 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수젠텍의 주가는 지난 18일 기준 6만5800원으로 1회차 CB의 전환가액(5830원) 대비 800.5% 상승했다. 오는 23일부터 해당 CB에 대한 전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함에 따라 주식시장서 1주 살 돈으로 CB 투자자는 9주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수젠텍은 코로나19 수혜주로 평가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다. 해당 CB의 발행 규모는 100억 원이며 NH헤지자산운용, 파인밸류자산운용 등의 사모펀드와 NH투자증권, 케이앤티파트너스 등이 투자했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 등의 매도청구권(콜옵션)도 오는 23일부터 행사 가능하기 때문에 CB 규모의 65%까지 전환 가능하다.
이달 CB 투자자들에게 쏠쏠한 수익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은 수젠텍 외에도 더 있다. 오성첨단소재는 오는 25일부터 21회차 CB에 대한 전환청구가 가능하다. 현재 주가는 2500원으로 전환가액(1717원) 대비 45.6% 상승한 상태다. 이엠코리아의 4회차 CB는 27일부터 가능한 전환청구로 인한 수익률이 80.0%로 기대된다. 아나패스의 3회차 CB도 오는 30일 전환청구로 인한 예상 수익률이 46.7%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주가가 바닥을 쳤다가 급속도로 회복했기 때문에 전환가액 조정으로 인한 추가 수익률이 발생했다. 실제 아나패스의 경우 작년 9월 3회차 CB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2만6198원으로 현재 주가(2만6900원)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 3월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주가 폭락으로 전환가액이 1만8339원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CB 투자자의 수익률도 대폭 개선되는 효과를 누렸다.
내달 CB를 전환청구할 수 있는 종목 중에서도 수익률 ‘대박’이 예상되는 종목은 수두룩하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인 피씨엘, 바이오니아는 현재 주가가 내달 전환청구 가능한 CB의 전환가격 대비 각각 308.6%, 257.3% 상승했다. 피씨엘은 내달 25일부터, 바이오니아는 내달 31일부터 CB의 주식 전환이 가능하다.
내달 CB 전환청구가 가능해지는 일자별로 뉴로스(2일·88.0%), 케이사인(7일·85.0%), 티사이언티픽(11일·266.4%), 마이크로텍(15일·121.2%), 엔터메이트(17일·145.2%), 엔에스(24일·199.1%), MP한강(25일·43.8%), HMM(29일·45.2%), DMS(30일·92.0%) 등도 높은 수익률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에 맞춰 전환가액도 내릴 수 있는 리픽싱 조항으로 인해 코로나19 폭락 때 내리고 유동성 장세에서 오른 종목들이 CB 투자 성과가 커졌다”며 “다만 기존 주식 보유자들 입장에서 CB 전환청구가 쏟아질 경우 오버행(과잉 물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