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산업 및 서비스업 등 생산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실물경기 바로미터인 에너지 소비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에너지통계 월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최종 에너지 소비량은 지난해 상반기 1억1674만7000TOE보다 3.6% 급감한 1억1255만4000TOE(석유환산톤)로 집계됐다.
최종 에너지 소비는 산업, 수송, 가정 및 상업 부문 등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말한다. 석유·석탄·액화천연가스(LNG)·원자력·전기·태양광 등 모든 에너지를 아우른다.
최종 에너지 소비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현재 방식으로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단 세 차례뿐이다. 지난해 전년 대비 0.6% 감소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6%)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그 이전에 에너지 소비가 감소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8.6%)이었다.
상반기 에너지 소비를 부문별로 보면 가장 비중이 큰 산업용이 6878만4000TOE로 작년 상반기보다 2.3% 급감했다. 산업용 에너지 소비의 감소 추세는 '불황의 징후'라고 불린다. 최종 에너지 소비가 1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난해의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GDP) 역시 2009년(0.8%) 이후 10년 내 가장 낮은 2.0%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수송용의 경우 작년보다 10.6% 급감한 1905만2000TOE를 기록했고, 가정·상업용 역시 1.5% 줄었다.
에너지원별로도 석유(-2.4%), 석탄(-8.2%), 전력(- 2.9%) 등의 소비가 모두 줄었다.
경기 동향 지표인 에너지 소비가 줄어드는 것과 비례해 경제성장률 역시 불안한 모습이다. 올해 실질 GDP 역시 1분기 -1.3%(직전분기 대비)에 이어 2분기 -3.2%로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 성장률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해 7월 발표한 '2020 상반기 에너지 수요 전망'에서 올해 에너지 소비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긴 장마 등 에너지 소비 요인이 더 줄면서 최종 에너지 소비는 금융위기 때보다 연간 감소 폭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