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씨(27세)의 군 복무 특혜 의혹에 대한 설전을 이어갔다.
추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지난 14~15일 대정부 질문에 이어 이날도 여야는 서 씨의 군 특혜 의혹에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16일 서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자격 검증에 나섰으나 시작하자마자 파열음이 거셌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서 씨의 군 특혜 의혹을 제보한 당직 사병 실명과 얼굴 사진을 공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에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야당이 추 장관 건으로 선전장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과거 군을 사유화하고 군에서 정치 개입하고 했던 세력이 민간인 사찰하고 공작하고 쿠데타까지 일으키다 이제 그런 게 안되니까 국회에서 공작한다"고 발언했다.
육군 장성 출신인 신원식 의원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누가 쿠데타 세력이고 들어와서 공작했다는 말이 과연 무엇이냐"고 항의하고 퇴장했다. 마찬가지로 3성 장군 출신인 같은 당 한기호 의원도 "쿠데타 세력이라고 하면 여기 저와 신원식 장군, 두 사람이 군복을 입었기 때문에 해당할 것"이라며 "제가 5·16 때는 육사 생도였다. 신원식 장군은 고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청문회는 홍 의원의 유감 표명으로 개의 40여 분 만에 시작됐다. 추 장관 옹호에 안간힘을 쓰는 여당과 서 씨 관련 질의에 대한 서 후보자의 답변으로 논란은 계속됐다.
하태경 국민의 힘 의원은 "서씨가 4일간 병원 치료만으로 19일 병가를 받은 것은 특혜"라며 서 후보자에 '특혜다', '아니다'의 명확한 답을 요구했다.
서 후보자는 "지휘관 판단 영역으로 여기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우리 군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후속 조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하 의원은 "군인이 군입답지 않고 눈치나 본다"고 언성을 높였다. 여당 쪽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와 한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하 의원이 "휴가 규정을 보면 지휘관 재량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서 후보자가 굉장히 위선적"이라고 쏘아붙이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홍철 국방위원장이 "품위가 아니다", "도가 지나친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위원장이 '훈시'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신원식 의원은 서 씨 휴가 연장과 관련해 국방부 민원실 전화를 한 사람이 여성이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서 씨의 휴가 연장과 관련해 문의든 부탁이든 여자분의 전화가 왔다고 한다"며 "신상을 기록해야 한다고 하니 이름을 이야기했는데 확인해보니 (이름이) 추미애 장관 남편분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관련 문건'에 따르면 2017년 6월 '서 씨의 부모가 휴가 연장에 관해 국방부에 민원을 넣었다'고 쓰여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추 장관 아들 문제에 대한 국방부의 입장 표명을 두고 시중에서는 '국방부가 아닌 추방부', '나라 지키는 부서가 아닌 추미애 지키는 부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군의 위상이 폭락했다"며 "(서 후보자는) 육군총장을 했던 만큼 이 사건의 당사자이고,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고 질타했다.
서 후보자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행정적인 문제를 비롯해 군에서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들이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