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1,2기에 내실을 다지고 외형적 성장에 집중했다면 3기 체재에선 노조와의 갈등 해소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임과 3연임 모두 반대표를 던졌던 노조와의 뿌리 깊은 갈등의 골을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해소해야 진정한 ‘리딩뱅크’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인터뷰에는 지난달 28일 회추위에서 회장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으로 선정된 김병호, 윤종규, 이동철, 허인 후보자가 모두 참여했다. 후보자의 모두 발언과 회추위원과 후보자간 질의응답 형식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선우석호 회추위원장은 “윤 회장은 지난 6년간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KB를 리딩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 시켰다“며 ”비은행과 글로벌 부문에서 성공적인 M&A를 통해 수익 다변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훌륭한 성과를 보여줬다“며 선정 배경을 밝혔다.
윤 회장은 지난 6년간의 임기 동안 KB금융의 내·외적 외형을 다지는데 집중했다. 윤 회장은 취임 전까지 KB금융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인사가 되풀이됐다. 내부 출신인 윤 회장이 회장에 오르고 연임에 성공하면서 안정적 지배구조를 마련했다. 동시에 KB손해보험(LIG손해보험) 인수를 마무리하고 KB증권(현대증권)과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KB금융그룹의 외형을 완성했다.
이번 차기 회장 선임은 시작부터 잡음이 일었다. KB금융 계열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KB노동조합협의회(이하 노조)는 현재 회추위 절차는 윤 회장의 3연임을 위한 요식행위라고 지적했다. 윤 회장과 노조는 과거의 악연으로 갈등의 골이 깊다.
윤 회장이 첫 임기를 시작할 때 노조는 그를 지지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2016년 12월 열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선거 직후 노조가 회사 개입 의혹을 주장한 게 화근이 됐다. 이때 박홍배 위원장이 당선됐는데 노조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위반을 내세워 그를 중징계했다. 박 위원장의 당선은 무효처리 됐다. 박 위원장은 이듬해 3월 재선거에서 당선됐다.
2019년 1월 국민은행 노조는 임단협이 결렬됐다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2000년 12월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이다. 금융산업노조위원장인 박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자리에 앉으면서 윤 회장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은 지난 10일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의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기자회견장에 직접 나타나 노조를 지지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