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 중반까지 떨어지며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흘째 내림세다. 오늘밤 예정된 미국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완화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인데 반해, 위안화 등 주요 통화는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수급적으로도 롱포지션(달러 매수 포지션) 청산이 우세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FOMC 결과를 봐야겠지만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따라 원·달러도 1170원까지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180.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81.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변동폭은 6.1원으로 지난달 31일(8.8원) 이후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0.0/1180.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1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원·달러가 1170원대에 안착하는 것 같다. 오늘밤 FOMC를 앞두고 완화적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시장에서 주요통화들이 강세를 보였고, 위안화도 어제에 이어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장중 수급면에서도 외국인 주식 순매수 관련 달러매도 물량이 나왔다. 일정부문 롱포지션을 정리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계단식으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1170원까지는 봐야할 듯 싶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와 외국인 주식 매입세를 반영하면서 원·달러가 하락했다. 어제 6.8위안을 하회한 위안화도 낙폭을 확대했다. 반면 장후반 주가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추가 하락은 제한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FOMC 결과에 대한 시장 반응을 봐야할 것 같다.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 같다. 원·달러도 추가 하락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1170원 부근에선 추가 하락이 제한적일 것 같다. 갭도 있는데다, 미국 대선 등 변동성을 유발할 요인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7위안(0.07%) 떨어진 105.36위안을, 유로·달러는 0.0006달러(0.05%) 오른 1.1850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94위안(0.13%) 내린 6.7693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7.66포인트(0.31%) 하락한 2435.92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711억7100만원어치를 매수해 사흘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