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가전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노트북과 같은 IT 제품과 주방 소형 가전의 판매량은 증가했다.
16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가전 시장(북미와 남아프리카 제외)은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액 기준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판매액은 3060억 유로(약 430조 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가정의 사무실화와 홈엔터테인먼트 수요 증가로 IT가전 및 사무용 기기 부문은 성장했다.
데스크톱, 노트북, 모니터 등이 포함된 IT 가전 및 사무용기기 부문은 올 상반기 497억 유로(약 70조 원)를 달성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6.7 % 증가했다. 이는 2017년 시장 성장이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처음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이 가운데 노트북이 25.7% 성장하며 부문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초반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수요가 IT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면, 이후 전 세계 소비자가 ‘집콕’ 생활에 적응해 나가면서 홈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게이밍 수요가 IT 시장 성장을 이어받았다.
올해 상반기에 게이밍 노트북과 게임용 노트북이 크게 성장하며 게이밍PC및 주변 장치 범주(데스크톱PC, 노트북PC, 모니터, 헤드셋, 키보드 및 마우스)는 판매액 측면에서 32.2 % 상승했다.
백소진 GfK 연구원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으로의 전환은 어떤 마케팅 캠페인보다 훨씬 강력하게 가정 내 IT 장비 보급을 확대했고, 그 결과 집에서 IT 장비를 갖추는 것은 스마트폰을 소유하는 것만큼 보편화됐다”고 말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소형가전 판매도 상승했다. 믹서기, 밥솥 등 음식 준비를 위한 제품들과 청소기 등이 포함된 소형가전 부문이 전년 대비 금액 기준 8.6 % 성장했다. 주방 가전 이외에도 청소기 등의 수요 증가도 소형가전의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TV,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이 포함된 대형가전의 경우, 전 세계 성장률은 판매액 기준 8.6% 감소했다. 대형가전의 경우 지역별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유럽과 선진 아시아 지역의 경우 각각 -2%, 2.7%의 성장률을 보이며 큰 폭의 변화가 없었지만, 아시아 신흥국들(중국 포함)의 경우 두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이며 대형가전 시장의 글로벌 성장을 끌어내렸다.
부유한 국가들은 봉쇄 생활을 더 편하게 하기 위해 평균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형가전 제품에 투자할 수 있었던 반면, 전염병이 소득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필수적이지 않은 소비는 줄이게 된 신흥국에서는 대형가전의 판매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Gfk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