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14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8월 중순 이후 상황이 급변하면서 영화제 개최 여부를 놓고 한 달 동안 고민을 거듭했다"며 "추석이라는 큰 변수를 넘어서기가 엄중한 상황이라는 판단 하에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1일 임시총회를 열고 10월 7~16일 열기로 했던 기존 개최 기간에서 같은 달 21~30일로 조정했다.
레드카펫 입장과 개·폐막식, 무대 인사와 오픈 토크 등 야외 행사도 전면 중단한다. 영화제 초청으로 해외에서 입국하는 게스트도 없으며, 관객과 게스트를 위한 편의시설인 각종 센터와 라운지도 운영하지 않는다. 경쟁 부문 심사와 티켓 판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아시아프로젝트마켓, 포럼 비프, 아시아필름어워즈 등의 비즈니스 포럼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상영작도 예년보다 100여편 줄어 68개국 192편이 1편당 1회씩 상영된다. 전 좌석은 온라인 예매를 통해서만 판매하고 현장 매표소는 운영하지 않는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2단계 방역 지침에 따르면 실내 50인 미만 관객만 관람할 수 있다"며 "보통 평균 관람객 수가 20만명에 이르지만 올해는 허용된 좌석을 다 채우더라도 20분의 1인 1만 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막작은 홍금보, 허안화, 서극, 조니 토 등 홍콩 감독 7명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칠중주:홍콩 이야기', 폐막작은 이누도 잇신의 동명 영화(2003)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다.
올해 개최하지 못한 칸국제영화제 선정작 56편 중 23편을 비롯해 베를린영화제와 베네치아 영화제 등 세계 주요 영화제 초청작·수상작들을 대거 만날 수 있다.
영화제 측은 코로나19 상황이 현재보다 악화되면 영화제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용관 이사장은 "출품작 대부분이 오프라인 상영을 전제하고 있어 온라인 개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추석 이후에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전면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