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오라클, MS 제치고 틱톡 인수…막판 역전

입력 2020-09-1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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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심 알고리즘 제외한 매각 수용할까…중국선 “쫒기듯 파느니 미국서 영업 중단” 방침

▲동영상 공유 앱 ‘틱톡’ 로고가 미국과 중국 국기 사이에 놓여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동영상 공유 앱 ‘틱톡’ 로고가 미국과 중국 국기 사이에 놓여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중국 바이트댄스 산하 동영상 앱 틱톡의 미국 사업 인수전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승기를 잡았다. 오라클은 MS가 유리한 상황에서 뒤늦게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막판에 깜짝 반전극을 연출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각국 정부의 승인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협상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은 “바이트댄스가 MS 대신 오라클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틱톡 매각 협상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소식통을 인용, 오라클이 틱톡 매각 협상에서 바이트댄스의 ‘신뢰하는 기술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MS는 이날 바이트댄스로부터 틱톡 미국 사업을 MS에 매각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MS는 이날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바이트댄스가 우리에게 틱톡의 미국 사업을 MS에 팔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제안이 틱톡 이용자들에게 좋을 것이며, 국가안보를 수호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MS보다 한발 늦게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막판 뒤집기에 성공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정확한 선정 이유는 밝혀진 바 없으나, 일찍부터 오라클은 설립자인 래리 엘리슨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후원자라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관측이 있었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오라클은 훌륭한 회사라고 생각하며 소유주도 대단한 사람”이라며 “오라클은 확실히 틱톡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틱톡의 핵심 알고리즘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매각 또는 처분할 시 알고리즘을 팔거나 이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사 측은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미국 매수자에게 넘겨주지는 않겠지만, 미국의 틱톡 기술팀이 새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는 있을 전망이다.

문제는 중국과 미국 정부 양측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는데, 양국의 전면적인 갈등 속에서 틱톡의 매각 문제가 민감한 성격을 갖는 만큼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냐는 부분이다. 바이트댄스가 핵심 알고리즘은 매각이나 이전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불분명하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틱톡의 매각 가능성은 사라지게 되며, 미국 사용자들은 매각 기한인 15일 이후부터는 해당 앱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또 중국 정부는 매각 시한에 쫓겨 틱톡을 파는 것보다는 차라리 미국 영업을 중단시키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미국의 경제매체 CNBC 방송은 11일 소식통을 인용, 중국 정부는 바이트댄스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까지 미국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이유로 섣불리 틱톡을 매각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이 소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틱톡 미국 사업 매각 기한을 이틀 앞두고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5일까지 틱톡의 매각 협상을 마무리하라는 시한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지난달 말 음성 인식이나 빅데이터 수집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당국의 허가 없이 수출할 수 없는 규제 목록에 올리면서, 기한 내 매각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매각 시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이와 관련해 “시한 연장은 없다”면서 “틱톡은 폐쇄되거나 팔릴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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