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들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경영진은 최근 자사의 베팅이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고 안심시키기 위해 투자자들을 만났다. 경영진은 투자자들에게 자사의 콜옵션 포지션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등 소수 우량 기술기업에 집중돼 있으며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단기 베팅보다 콜스프레드 등이었다고 강조했다. 콜스프레드는 리스크를 줄이고자 콜옵션을 동시에 사고파는 것을 뜻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콜옵션 거래는 MS와 페이스북 이외에도 아마존닷컴과 어도비, 구글 모회사 알파벳, 넷플릭스, 세일즈포스닷컴 등 실리콘밸리 대기업 7개사에 집중됐다.
소식통 중 한 명은 “소프트뱅크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이익을 얻기 위해 콜옵션을 매입하고 더 높은 가격이 매겨진 콜옵션을 매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소프트뱅크가 콜옵션이라는 변동성이 큰 파생상품 거래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매우 놀랐다. 해당 보도가 나간 이후 일본 도쿄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약 90억 달러(약 10조6800억 원) 증발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가 숨겨진 스타트업을 발굴,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투자회사에서 일개 헤지펀드로 전락한 것에 반발한 주주들이 이 파생상품 거래를 주도한 책임자가 누구인지 밝힐 것을 회사 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상세 내용을 공개할지 여부를 내부적으로 논의했다. 그러나 소규모 팀의 지원을 받아 거래를 주도했던 손 회장이 이를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미국 기술주 벤치마크인 나스닥지수와 소프트뱅크 주가 하락으로 손 회장이 지금의 거래 전략을 계속하는 것을 재고하게 됐지만,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손정의 회장은 지난달 새로운 자산운용 자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 자회사를 통해 25개사에 약 39억 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새 자산운용 자회사를 통해 상장사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