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0일 새벽 14억5000만 달러 규모의 외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역대 최저 금리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외평채는 외화조달을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발행자금은 기금에 귀속돼 외환보유액으로 운용된다.
이번 외평채는 10년 만기 미 달러화 표시 채권 6억2500만 달러와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 7억 유로로 나눠 발행됐다. 특히 유로화 표시 외평채는 2014년 6월 이후 6년여 만에 발행된 것이다.
5년 만기 유로화 표시 외평채의 발행금리는 역대 최저인 -0.059%로, 비유럽 국가의 유로화 표시 국채 중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으로 발행됐다. 따라서 정부는 액면가액인 7억 유로보다 많은 7억200만 유로를 받고, 만기에는 액면가액(7억 유로)만 상환하게 된다. 10년 만기 달러화 표시 외평채도 발행금리와 가산금리 모두 역대 최저수준이다. 발행금리는 1.198%로 지표금리인 미 국채금리 하락 등으로 과거 달러화 외평채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며, 가산금리(50bp, 1bp=0.01%)도 달러화 동일 만기 최저치(기존 2017·2019년 55bp)로,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유사 잔존만기 기존 외평채 금리보다도 낮다.
기재부는 외평채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가 사상 최저 금리를 달성하는 데 발판이 됐다고 평가했다. 달러화·유로화 외평채에 각각 최대 50억 달러, 50억 유로 이상의 투자자 주문이 접수돼 당초 예정보다 발행규모가 확대됐다. 금리조건이 최초 제시조건 대비 대폭 하향조정된 이후에도 최종 유효주문은 최종 발행물량 대비 달러화는 5.8배, 유로화는 7.8배에 달했다.
기재부는 “이번 외평채 발행은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미·중 갈등 등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해외투자자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외평채 발행을 통해 외환보유액을 추가 확충함으로써 향후 금융·외환시장 불안에 대한 대응여력을 강화하게 됐다”며 “특히 유로화 외평채를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함으로써 만기까지 이자비용 없이 외화를 조달하고, 할증발행으로 인한 프리미엄까지 외환보유액으로 추가 확충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