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에…8월 가계대출 14兆 폭증

입력 2020-09-0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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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동월 대비 6.2% 증가…주담대·신용대출 크게 늘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초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구입과 주식투자 목적의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9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0년 8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7월말 대비 14조 원 증가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6.2% 증가한 수치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8일 진행된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코로나19 여파로 가계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과도한 신용대출이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한 만큼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설 전망이다.

부문별로 보면 은행권 대출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중심으로 11조8000억 원 증가했다. 제2금융권은 카드대출과 보험사 계약대출의 증가 등으로 2조2000억 원 증가했다.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 2016년 11월 당시 15조20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 추세가 일시적 현상인지 추세적 흐름인지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현재 주택대출규제 우회 수단으로 신용대출 악용되는 사례가 없는지 등 가계대출 전반에 대해 분석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DSR 적용실태와 실수요 요건 대출 약정 이행여부 등 규제 전반의 이행상황을 점검 중이고, 향후 규제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타대출은 총 7조7000억 원 증가했고, 이 가운데 신용대출이 6조2000억 원 늘었다. 은행권 기타대출은 저금리 상황에서 신용대출 수요 확대 등으로 5조7000억 원 증가했고, 은행권 신용대출은 5조3000억 원 늘었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대출, 예·적금과 주식 담보대출, 상가·오피스텔 담보대출 등을 말한다. 기타대출 급증 원인으로는 주택자금 수요 외에 주식투자와 생활자금 수요 등이 꼽힌다.

제2금융권은 카드대출과 보험사 계약대출 증가로 2조 원 증가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사 대출과 보험사 대출이 늘어난 것은 은행권에서 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계층의 긴급 자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은 6조3000억 원 증가했다. 은행권은 전세자금대출(3조4000억 원)과 일반 주택담보대출(1조9000억 원) 증가 등이 원인이다. 제2금융권 주담대는 2000억 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과 중도금대출 등 주택 매매자금 수요와 전세자금 수요 등을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된 것이 그 배경이다.

윤옥자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담대는 6월 이후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가 늘자 시차를 두고 대출이 시행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전세자금대출 확대도 (대출 증가에) 가세했다”며 “기타대출의 경우 수도권 분양 입주가 늘어나 제반자금이 신용대출로 이어진 부분이 있었다. 주식투자에선 공모주 청약 증거금 납입 수요와 상장주식에 대한 증시자금 유입이 많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택매매뿐 아니라 생계자금과 주식수요 등 여러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전망은 쉽지 않다”면서도 “9월은 추석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있어 상여금 유입으로 신용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은행 기업대출도 5조9000억 원 증가한 961억 원을 기록해, 8월 기준 2015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경신했다. 다만 7월 대비 증가폭은 감소했다. 대기업의 경우 운전자금 및 유동성 확보 수요 둔화로 1000억 원 감소 전환한 반면, 중소기업은 정책금융기관 등의 금융지원 속에 6조1000억 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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