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32.42포인트(2.25%) 급락한 2만7500.89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95.12포인트(2.78%) 내린 3331.8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5.44포인트(4.11%) 떨어진 1만847.6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특히 나스닥의 경우 최근 3거래일간 무려 10%가량 빠지면서, 제2의 닷컴버블 붕괴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짐 크레이머 CNBC 주식 해설가 겸 진행자는 2000년도 닷컴버블 붕괴를 떠올린 사람 중 하나였다. 크레이머는 “(주식) 초보자들에게 간청하겠다. 당신이 무엇을 가졌는지, 왜 보유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라면서 “혹시 단순히 모멘텀을 위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가? 그게 다라면,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우리가 2000년에 매도할 것을 충분히 외치지 않았던 것을 어떻게 느꼈는지 기억하고 있다. 다른 모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지금 그와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지게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문사 워싱턴피크의 창립자인 앤드류 팔린도 약세장을 점치는 전문가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이번 거품이 언제 끝날지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엄청난 자산 매입에 나서고 2%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완화하고 있어 이번 거품은 주식시장 역사상 가장 큰 규모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거품은 수축하지 않고 터질 때까지 계속 팽창하기 때문에 한 번 터지게 되면 충격이 그만큼 크며 여파도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매트 멀레이 밀러타박 수석 시장 투자전략가는 “지난주 초까지 우리가 봤던 지표들이 얼마나 극단적이었는지를 살펴봤을 때,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온건한 하락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면서 “10% 이상의 추가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계속해서 강세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글로벌 전략가는 최근 증시의 가파른 조정에도 강세장이 더 지속할 수 있는 10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여기에는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가능성 상승 △ 정부 및 중앙은행의 지원 지속 △ 마이너스인 실질 금리 및 물가 상승으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 등이 포함됐다.
오펜하이머 전략가는 “또 다른 코로나19 감염 물결이 경제를 파괴하지 않는 한 주식시장은 오히려 새로운 주기로 접어들어 첫 단계인 ‘희망’ 상태에 놓일 것”이라며 “종종 이런 초기 단계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투자자들이 기대치를 현실에 맞춰 낮추면서 종종 약간의 난기류를 동반한다. 이에 희망 단계에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희망 단계란 골드만삭스가 희망, 성장, 낙관, 절망으로 구분한 주식시장 주기 중 첫 번째 단계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