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가장 많이 선택받은 테슬라의 주가가 연일 추락하고 있다.
S&P500지수 편입에 실패한 데다 잠재적 경쟁사인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약진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550억 달러(약 65조4000억 원) 넘게 증발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로 15억6424만 달러(1조8594억 원)를 순매수했다.
상반기(1월 1일∼6월 30일)에도 테슬라는 순매수액 4억7011만 달러(5588억 원)로 1위를 차지하면서 두 달여 만에 상반기 순매수액을 넘어섰다.
테슬라 주식 순매수액은 7월에 7억6149만 달러(9052억 원), 8월(3억1398만 달러)에 잠시 주춤했으나 이달 들어 4억8905만 달러(5813억 원)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테슬라는 주식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결정해 지난달 31일부터 조정 가격에 거래를 개시했다. 이에 액면분할 전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껴 투자를 망설이던 국내 투자자들도 액면분할 후 대거 테슬라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액면분할 첫날 테슬라는 12.6% 상승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1일(현지시간) 최대 50억 달러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주가는 4.67% 하락했다. 2일에는 테슬라 2대 주주의 보유 지분율 하락 소식에 내림세를 이어갔다. 4일에는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간외 거래에서 400달러 선이 무너졌다.
주말과 노동절 휴일을 보내고 열린 8일 장에서 테슬라는 21.1% 폭락한 330.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반면 경쟁업체 니콜라는 제너럴모터스(GM)의 지분 취득 소식에 40.79% 급등한 50.0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거품론’을 지적하며 경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주식투자연구소 뉴컨스트럭트의 데이비드 트레이너 최고경영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기업 가치는 주당 500달러가 아닌 50달러에 가깝다”며 “앞으로 10년 내 일본 도요타처럼 고수익을 낸다고 하더라도 주가에는 여전히 거품이 끼어있다”고 지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기업과 경기 펀더멘털 등을 신경쓰지 않고 자산을 매수하는 ‘더 위대한 바보 이론(Greater fool game)’에 기반을 둬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경향이 높아졌었다”며 “그러나 최근 미국 증시 급락으로 일부 투자자들이 펀더멘털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차익 매물 출회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해 신규 투자 판단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