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하락세에도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1만 달러대를 유지해 한숨 돌린 모습이다. 비트코인의 1만 달러 지지가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9일 오전 8시 30분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비트코인(BTC)은 1만90.63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최저 9813달러까지 밀린 후 반등해 1만 달러를 회복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6일 동안 매일 1만 달러 지지선에 근접하면서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163일 간 이어졌던 미국 증시의 고공행진과 함께 동반 상승세를 이어왔다. 나스닥은 3월 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과 국제 유가폭락 등의 영향으로 5442.64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5개월 간 82.07% 상승해 사상 최고치인 1만2074.06포인트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3일 나스닥이 하루 3.37% 하락한 이후 사흘 연속 약세를 보이자,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요 코인들도 급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은 3일 10% 넘게 하락한 이후 1만 달러 대를 힘겹게 지지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추가로 하락할 땐 1만 달러 지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의 낙폭은 더 크다. 이더리움은 이달 1일 최고 488.95달러를 찍고 내림세로 전환해 30.22% 하락했다. 현재는 원화 기준 40만 원대(빗썸 기준)를 유지하고 있다. 리플(XRP)도 고점 384원에서 26.29% 하락해 283원에 거래되고 있다.
나스닥을 비롯한 자산 시장의 급락 사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 쓰리애로우캐피탈의 수 주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1만 달러 선을 지켜주는 것을 볼 때, 5000달러까지 하락할 확률 보다 10만 달러까지 치솟을 확률이 더 높다"고 예상했다.
비트코인 가격 예측 모델 'S2F(stock-to-flow)'를 창안한 크립토 애널리스트 플랜비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은 2024년까지 최대 86만40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주장도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전문가이자 금 투자 옹호론자 피터 시프는 "1만달러를 테스트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지지선은 약해진다"며 "비트코인이 1만2000달러를 뚫을 수 있었던건 금값 상승과 그레이스케일의 대규모 TV 광고 덕이었을 뿐"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