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개인 고액 자산가와 기업 고객을 한번에 유치할 수 있는 ‘복합점포 개설’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이 법인과 개인 서비스를 동시에 받으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연이어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입지가 약해진 자산관리(WM)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KB금융그룹은 7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에 ‘광주PB센터 자산관리(WM)복합점포’를 새롭게 열었다. 이곳은 KB금융그룹의 두 번째 ‘BIB(Branch In Branch)형 PB센터’다. ‘BIB형 PB센터’는 기존 ‘PB센터 WM복합점포’에서 제공하고 있는 양질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뿐만 아니라, ‘일반영업점 WM복합점포’에서 제공하던 기업금융 및 기업대출 업무까지 이용할 수 있다.
WM복합점포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은행과 증권을 따로따로 방문할 필요 없이 은행·증권 업무를 원 스톱(One-Stop)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은행과 증권의 모든 상품을 편리하게 접할 수 있어 고객 입맛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은행과 증권의 PB들이 제공하는 부동산·세무·자산관리 등의 전문적인 상담을 ‘공동상담실’에서 한 번에 제공한다.
김영길 KB금융그룹 WM부문장은 “은행·증권 WM복합점포의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편리하면서도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강남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PB(프라이빗 뱅킹)와 IB(투자은행)을 결합한 ‘PIB 센터’를 열었다. 최근 에는 서울 중구에 2호점을 열고 영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PIB센터는 기업가 고객을 대상으로 법인회계·세무 등 법인 컨설팅을 비롯한 기업금융 서비스와 개인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쉽게 말해 법인과 개인 자산가 서비스를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다. PB고객 다수가 고액자산가이면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CEO라는 점에 착안해 해당 지점을 열게 됐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서울 강남권에 PB와 기업투자금융(CIB)을 결합한 PCIB 점포를 개설한다. PCIB는 PB 업무와 기업투자금융(CIB)를 결합한 모델이다. 우리은행은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인 개인·법인고객을 PCIB 대상군으로 설정했다. 기존 자산관리 VVIP 기준(10억원 이상)보다 높여 잡았다. 중소법인의 최고경영자(CEO)들도 고객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PCIB는 지난 3월 권광석 행장이 취임한 이후 급물살을 탔다. 올 상반기 중에는 행장 직속 미래금융디자인부가 PCIB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신사업으로 검토했다. 지난 7월 조직개편에선 자산관리그룹 산하에 PCIB 전담조직을 추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 최근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WM사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진 상태”라며 “WM 부문에 기업금융을 결합해 안정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 특화점포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