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에 출간될 코언의 폭로책 ‘불충한, 회고록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실화’ 사본을 입수해 그 내용을 공개했다. 코언은 자신의 저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무실에서 여성 직원들을 구석구석 쳐다보고 강제로 키스했다”며 “뺨을 만지거나 자신에게 끌어당기는 행동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2016년부터 20명이 넘는 여성이 성추행 혐의로 그를 고발했지만, 대통령 측은 꾸준히 이를 부인해왔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주장을 하며 “N-워드(흑인 비하 욕설)를 사용하는 것은 보지 못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공격적인 표현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흑인이나 히스패닉은 너무 멍청해 나에게 투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던 중 “흑인이 이끄는 나라 중 똥통(shithole)이 아닌 나라를 한 곳이라도 말해보라”며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고 회고록은 묘사했다.
코언은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 사기꾼,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표현하며 “대통령직을 개인적인 재정 수익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쉽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며 “그의 롤모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이 언론에서 금융까지 모든 기관을 통제하는 것에 경외감을 나타낸다”며 “푸틴 대통령의 부와 힘을 부러워한다”고 부연했다.
회고록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선 개입을 하도록 시도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 중 러시아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증오한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하는 것도 클린턴 후보에게 해를 가하기 위한 방식 중 하나로 포함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에 대해 아무런 불안감도 느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코언은 “트럼프 캠프가 무질서하고 무능해서 실제 러시아 정부와 공모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륜 상대 여성들에 대한 입막음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선거 자금법을 위반하고 이후 의회에서 위증한 혐의 등으로 2018년 3년형을 선고받았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가석방돼 가택 연금된 상태다.
백악관은 책의 내용이 거짓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마이클 코언은 중범죄자이며 국회에서 위증한 변호사”라며 “그는 모든 신뢰도를 잃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거짓말로 이익을 보려는 그의 시도가 놀랍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백악관의 해명에도 코언의 회고록은 출간 전부터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마존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코언의 회고록 이외에도 워터게이츠 사건을 밝혀낸 세계적인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트럼프 대통령을 주제로 쓴 신간 ‘분노’와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옛 측근 스테퍼니 윈스턴 울코프의 회고록 ‘멜라니아와 나’가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