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EU 미래관계 협상 삐걱..코로나 속 ‘노딜 브렉시트’ 우려 재점화

입력 2020-09-0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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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미래관계 협상이 삐걱대면서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재점화하고 있다. 현실화할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휘청이는 세계 경제에 추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은 EU와의 미래관계 8차 협상을 앞두고 ‘노딜(no deal)’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올해 1월 31일 밤 11시를 기해 이미 EU를 탈퇴했다. 다만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한 협상을 벌이는 기간을 감안해 연말까지 브렉시트 적용을 미룬 상태다.

양측은 지금까지 7차 협상을 진행한 데 이어 8일부터 영국 런던에서 8차 협상을 재개한다. 그러나 FTA를 놓고 영국과 EU가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EU는 영국이 유럽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브렉시트 이후에도 기존 EU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규정을 그대로 준수하면 EU 단일시장에 잔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EU가 어업권과 기업보조금 문제에서 영국의 독립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입장은 강경하다. 데이비드 프로스트 브렉시트 관련 영국 협상 수석대표는 이날 “EU가 영국의 경고를 엄중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 “영국은 EU의 ‘예속국가(client state)’가 될 생각이 없다. 영국 법률에 대한 통제권을 양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체결하지 못하는 이른바 ‘노딜’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만약 10월 15일 이전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다면 더 이상의 협상을 포기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은 EU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노딜 브렉시트가 영국에는 더 좋은 결과가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양측이 이번 8차 협상에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 10월 15∼16일로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합의안이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크게 줄어든다. EU는 연말까지 비준 절차를 마치기 위해 늦어도 10월 말까지 영국과 EU가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관세 부담에 따른 무역 축소로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추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영국 정부는 9일 브렉시트 협정에서 중요한 부분의 법적 효력을 없애는 새로운 법안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시장법안’ 항목의 국고 보조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세관 관련 분야가 대상으로 EU와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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