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공공기관 성별임금격차 19.9%…2년 전보다 1.2%p 감소

입력 2020-09-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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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실태 조사결과 발표…금융업 격차 가장 커

▲'2019년 산업별 일반정규직 성별임금격차'. (자료제공=여성가족부)
▲'2019년 산업별 일반정규직 성별임금격차'. (자료제공=여성가족부)
공공기관 안에서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일·생활 균형 제도와 유연근무제도 활용이 직·간접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가족부가 2일 발표한 '공공기관 성별임금격차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362개(2020년 기준) 공공기관의 지난해 일반정규직 성별임금격차는 19.9%, 무기계약직의 성별임금격차는 14.5%로 나타났다. 2017년에 비해 각각 1.2%p, 2.6%p 감소한 수치다.

이는 민간부문이 포함된 2019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1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성별임금격차(시간당 임금기준, 30.1%)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특히 무기계약직에서 일반정규직보다 더 빠르게 성별임금격차가 줄어들었다. 여가부는 "비정규직에 여성이 많다보니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등 처우개선 정책이 무기계약직의 성별임금격차를 완화시키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 성별임금격차 작으면 여성 근속년수 길어져…직무 차이 따른 격차도 = 공공기관별로 일반정규직의 성별임금격차를 살펴보면 서울요양원이 0.1%로 격차가 가장 작았고, 다음은 국립광주과학관(0.8%),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1.0%) 순으로 조사됐다.

일반정규직 성별임금격차가 작은 15개 기관의 2019년 평균 성별근속년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길었다. 성별임금격차가 큰 15개 기관은 평균 성별근속년수가 남성이 여성보다 더 길고, 여성 일반정규직의 주요 또는 상위 직급 비중이 남성의 경우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 공공기관 일반정규직 성별임금격차를 살펴보면, 기관수가 5개 미만인 산업을 제외하고 '금융 및 보험업'(27개)의 임금격차가 26.0%로 가장 컸고 '교육 서비스업'(19개, 15.7%)의 임금격차가 가장 작았다. '금융 및 보험업'은 여성 일반정규직 비율이(33.4%) 전체기관 평균(34.3%)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하위 직급에 여성이 다수 분포해 임금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여성 일반정규직비율이 64.2%로 타 산업에 비해 가장 높고 성별근속년수격차도 7.6%로 작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4개)의 성별임금격차는 20.2%로 기관전체 평균(19.9%)보다 크게 나타났다. 병원(18개)의 성별임금격차(21.9%)는 여성 일반정규직은 간호직 등의 비중이 높은 반면, 남성 일반정규직은 여성 일반정규직에 비해 교수를 포함한 의사직 비중이 높은 결과다.

공공기관 유형별로 봤을 때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13개)의 성별임금격차가 25.6%로 가장 컸고 그 다음은 '시장형 공기업'(22.0%), '준시장형 공기업'(21.5%) 순이었다.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 13개 중 11개 기관이 '금융 및 보험업'인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일반정규직의 임금정보를 모두 공시한 353개 기관 중 기관유형별로 성별임금격차가 가장 많이 감소한 기관을 살펴보면 시장형 공기업은 한국가스공사, 준시장형 공기업은 주택도시보증공사,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은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은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기타공공기관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로 조사됐다.

성별임금격차가 많이 감소한 기관의 인사담당자는 남성 장기근속자의 정년퇴직에 따른 여성 장기근속자 비중 증가, 여성 승진 등을 해당 기관의 성별임금격차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 설립된 지 오래될수록 성별임금격차 심화 = 설립기간이 짧을수록 성별근속년수 격차도 작게 나타났다. 공공기관 설립기간별로 일반정규직의 성별임금격차를 보면 설립기간이 11~20년 이하인 기관(109개)에서 성별임금격차가 21.1%로 가장 컸고, 설립기간이 10년 이하인 기관(92개)은 성별임금격차가 17.5%로 가장 작았다.

성별근속년수와 유연근무제도 및 일·생활균형지원제도는 성별임금격차에 영향을 미쳤다. 유연근무제도의 사용률이 높아질수록 직접적으로 성별임금격차가 감소됐고, 육아휴직 등의 일·생활균형지원제도는 사용률이 높아질수록 성별근속년수 격차를 감소시켜 간접적으로 일반정규직의 성별임금격차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진행한 전기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처음으로 공공기관 성별임금격차 실태를 조사해본 결과 성별임금격차가 감소추세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특히 공공기관의 성별임금격차가 10%대에 진입했다는 것을 통해 정부의 일·생활균형지원제도, 여성대표성 제고 정책 등이 성별임금격차 해소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가부는 조사 결과 발표를 토대로 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실에서 '성별 임금격차 해소방안 토론회'를 연다.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지역 내 성별임금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이 주도할 수 있는 방안 등을 함께 모색한다.

한편, 양성평등주간 중 하루가 '양성평등 임금의 날'로 지정되고, 같은 날 성별 임금 통계 등을 공표하도록 한 '양성평등기본법' 제38조제3항이 올해 5월 신설됐다. 여가부는 오는 11월 20일 법 시행을 앞두고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공개된 개별 공공기관의 성별임금 관련 정보를 처음 전수 조사·분석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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