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지스 장관은 지난 28일 경제계 인사들과의 화상 회의에서 “우리의 머리에 천장이 떨어지지 않도록 바닥 또는 천장을 고정해야 한다”면서 “이 나라에서 ‘천장’이라고 불리는 재정 지출의 상한선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측에서 차기 대선을 내다보고 현금 지급 정책 확충을 도모하는 가운데, 재정 규율을 중시하는 게지스 장관이 여기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보우소나루 정권은 2016년까지 집권했던 좌파 진영이 세운 저소득층 대상의 사회복지 프로그램 ‘보우사 파밀리아’를 비판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방침을 뒤집고, 일찍이 비판했던 선심성 강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빈곤 가정을 위한 현금 지급 정책 보르사 파밀리아를 쇄신, 지급액을 증액하거나 지급 대상을 확충하는 방안을 계획하는 것이다.
현지 지역지 폴랴지상파울루에 따르면 가구당 현금 지급액을 매월 300헤알(약 6만6000원)로, 현행 수준보다 60% 가까이 늘리고, 지급 대상도 기존 1420만 가구에서 약 4~6%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데다가, 2022년 대선에서 재선을 목표로 삼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제동을 걸고 나선 사람이 게지스 장관이다. 그는 코로나19 대책으로 재정 지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현금 지급액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보우사 파밀리아 재원과 관련해 기존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지급액을 일시적으로 삭감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 프로그램 축소가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각각에 대한 지급액을 줄이자는 것이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가난한 사람에게서 더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나눠 줄 수는 없다”면서 “경제부가 제안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사람의 노선 대립이 표면화하면서 개혁 노선이 정체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이미 미국 달러 대비 헤알 가치는 올 들어 지금까지 30% 이상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개혁 성향의 게지스 장관이 현 정권을 떠나면 추가적인 통화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앞서 4월 말 게지스 장관 하차설이 한 차례 나돌 당시에도 브라질 헤알 가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