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를 운영하는 백은종 씨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대해 ‘일베’(일간베스트)라고 지칭한 것은 단지 과장에 불과하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우라옥 수석부장판사)는 최 회장과 대한의사협회가 백 씨를 상대로 낸 인격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백 씨의 채널에 올라간 영상 3개 중 1개만 삭제하라고 결정했다.
백 씨는 지난 3월 동료 2명과 함께 서울 용산구에 있는 의협 사무실을 찾아가 촬영한 영상을 ‘일베 의협회장 최대집 응징취재’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렸다. 최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발 입국제한을 주장하는 등 정부 방역을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의협에 따르면 백 씨 등은 최 회장의 집무실에 들어가 자리에 있는 최 회장을 향해 “어이, 최대집 회장”이라고 말을 건넨 뒤 “당신 정치를 하고 있어요, 국민 건강을 지키고 있어요?”라고 따져 물었다. 그런 뒤 “일베 의사협회 회장. 정치해? 지금 당신이?”라고 고함을 질렀다. 의협 관계자들이 사무실에서 내쫓자 “일베 새X야”라고 욕설을 뱉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에 최 회장과 대한의사협회는 △서울의 소리 유튜브 채널에 등록된 영상 3개를 삭제하고 △유튜브와 서울의소리 홈페이지에 해당 영상과 전부 또는 일부 내용이 동일한 영상을 게시, 게재, 방송, 광고하거나 할 수 있도록 제공하지 말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해당 영상 3개 중 1개만 삭제할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의사협회의 회장으로서 공적인 지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해당 영상은 최 회장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는 모욕적 비방을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머지 2개 영상은 허위 사실의 적시나 악의적 공격으로서 삭제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각 영상에서 최 회장을 '일베'라고 지칭한 것은 코로나19 등 사회 현안에 관해 최 회장이 취해온 대외적 행보나 태도를 비판하기 위한 수사학적 과장이라고 평가할 여지가 있다”며 “의사협회와 같은 단체의 운영은 공적인 관심 사안으로서 그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영상들이 허위 사실의 적시나 사회적 상당성을 결여한 악의적 공격으로서 삭제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충분한 증거조사를 통해 본안소송에서 최종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의소리 유튜브 채널은 동영상 3개를 모두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