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메이어 CEO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최근 몇 주 동안 정치 환경이 급격히 변화함에 따라 기업 구조 변화에 필요한 사항과 저의 역할을 다시 돌아봤다”고 적었다. 이어 “곧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는 사실을 여러분 모두에게 무거운 마음으로 알린다”고 밝혔다.
그는 서한에서 “미국 정부가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을 추진하면서 나의 역할과 상황이 매우 달라지게 됐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사임을 결심한 배경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틱톡 압박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시사한 대목이다.
메이어 CEO는 월트디즈니에서 일할 당시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성공으로 이끈 인물이다. ‘스트리밍의 제왕’으로 군림하며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그는 디즈니 차기 CEO로도 거론됐다. 그러나 지난 2월 밥 차펙이 디즈니 신임 CEO로 임명되자 결국 지난 5월 틱톡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메이어 CEO가 이직했을 때 이미 틱톡은 미국 정부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지난달 메이어 CEO를 두고 “중국에 이용당하는 미국인 꼭두각시”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6일 틱톡과 중국 텐센트홀딩스의 메시징 앱 위챗에 대해 미국 시민,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어 14일에는 바이트댄스에 90일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을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바이트댄스가 9월 15일까지 틱톡 매각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틱톡과 미국 기업의 거래가 금지된다. 틱톡은 24일 미국 법원에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제소해 시간을 벌었지만, 여전히 앞날은 불투명하다.
틱톡 대변인은 “지난 몇 달 동안의 정치적 변화 때문에 메이어 CEO의 역할이 크게 바뀌었다”며 “그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메이어의 뒤를 이어 현재 틱톡 미국 사업부 총 관리자인 버네사 파파스가 임시 CEO를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