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와 상무부는 공동으로 남중국해 군사기지 건설에 참여한 중국 기업 24곳과 그 경영진에 제재를 부과했다.
제재 대상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위한 인프라 개발에 주요 역할을 하는 중국교통건설(CCCC) 자회사 5곳을 포함해 다양한 국영기업이 포함됐다고 WSJ는 전했다.
이들 기업은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인 ‘엔티티 리스트’에 올라 대상 기업에 미국 제품이나 기술을 수출하는 것이 사실상 금지된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중국이 남중국해 주변에서 미국의 동맹국 주권을 훼손하고 있다”며 “제재 대상 기업들은 중국의 도발적인 인공 섬 건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이들 기업 관련 중국인의 입국을 거부하는 등 비자를 제한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번 정책 변경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위협하는 중국의 잘못된 캠페인에 반대하며 국제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나서 후속 조치를 취한 것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 시대 중국은 이 지역에 인공 섬을 건설하고 무장을 강화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2013년 이후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7곳에 약 3000에이커 이상의 인공 섬을 건설하고 방공 부대와 대함정 미사일 부대 등을 배치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국무부 차관보는 “CCCC 등 동남아에서 중국의 활동과 관련된 국영기업들은 ‘현대판 동인도회사’와 마찬가지”라며 “또 CCCC와 그 자회사들은 스리랑카와 말레이시아, 케냐, 탄자니아와 필리핀 등지에서 부패와 약탈적 자금조달, 환경 파괴에 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도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날 ‘항공모함 킬러’를 포함한 두 발의 탄도미사일을 남중국해에 시험 발사했다. 이는 전날 서해에서 중국군이 실탄사격 훈련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의 U2 정찰기가 비행금지 구역을 침범한 것에 대한 경고 차원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