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식해서 돕자(the Eat Out to Help Out, EOHO)’는 정책을 시행했다. 8월 한 달 간 월요일부터 수요일에 레스토랑과 펍, 카페에서 식사하면 1인당 50%를 할인해주는 것이다. 단, 1인당 최대 10파운드(약 1만5000원)까지만 지원해준다.
EOHO 시행 후 3주 동안 6400만 건이 접수됐다. 영국 전체 인구가 670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거의 전 국민이 참여한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비용은 3억3600만 파운드(약 5248억1520만 원)였다.
식품업계 시장조사업체인 CGA의 조사 결과, 정책 시행 첫날인 3일 식품 판매는 전주보다 100% 증가했다. EOHO 정책으로 할인을 받은 사람 중 40%는 3월 코로나19 봉쇄 조치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외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EOHO 정책을 발표하며 “180만 외식업 종사자를 지원하기 위한 첫 조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들에게는 우리의 지원이 필요하고, 우리는 외식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던 4~6월 영국 외식업계 생산은 87%나 감소했다. 영국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기간이 다른 나라보다 긴 데다 소비지출 의존도가 높아 2분기 국내총생산(GDP) 감소 폭이 선진국 중 가장 컸다. NYT는 “영국이 이 함정에서 빠져나가려면 사람들이 밖에 나가 소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리버풀에서 레스토랑 겸 펍 발틱마켓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사람들이 정책의 효과를 과소 평가했다”며 “이번 달 내내 리버풀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월~수요일 예약을 잡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봉쇄 전엔 일주일에 4일만 영업했지만 EOHO 이후에는 일주일 내내 문을 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외 테라스 이용이 어려운 10월부터는 다시 외식 소비가 급감할 우려가 있다. 영국 통계청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3%만이 외식할 때 실내에서 식사하는 걸 꺼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인해 수용 인원이 적어지며 전체 매출이 줄어든 것도 문제다. 영업을 재개한 식당들은 매출이 코로나19 전의 70%에 그친다. 윌리엄스는 “이전에 수용할 수 있었던 인원의 3분의 1만 받고 있다”며 “날씨가 추워지면 야외 식사가 어려워져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