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기로 하고 조율에 들어갔다. 총리가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정기국회가 끝난 6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설명하고 자신의 건강이상설에 대해서도 언급할 예정이다.
17일 게이오대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아베 총리는 일주일 만인 24일 또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정기 건강 검진을 받은 지 약 2개월 만에 연달아 검사를 받은 데다 아베 총리가 피를 토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한 상태다.
국정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15일 오전 전몰자 추도식에는 참석했지만 관저 집무실은 계속 비웠다. 2주 만인 이날 오전에야 총리 관저 집무실에서 국무회의 각료들과의 만남을 소화했다.
중도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회견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아베 총리의 퇴진 시 재정과 금융 등 거시경제 정책에 큰 수정이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재 집권 자민당 내 ‘포스트 아베’ 후보로는 이시바 시게루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고노 다로 방위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이 거론된다. 총리 임기가 내년 9월까지인 상황에서 이들은 이미 총리 자리에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후보 중 하나가 아베 총리의 뒤를 이을 경우 정책 방향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2년 12월 집권 2기에 들어간 아베 정권은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탈피를 내걸고 일본 경제 회생에 전력해왔다. 이를 위해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과감한 경제 대책을 추진했다. 아베노믹스는 금융 완화, 재정 확대, 민간 투자 등을 통한 성장 전략을 3대 축으로 한다.
일본종합연구소의 마쓰무라 히데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총리가 바뀌어도 정책의 급격한 방향 전환은 생각하기 어렵다. 지금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이라면 큰 차이는 없다”면서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트 아베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의 최근 발언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유력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2018년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아베노믹스 관련, 중소기업이나 지방에서도 경제 성장을 실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경제 정책 변화를 시사하지 않았다.
차기 총재 선거 출마에 의욕을 보이는 기시다 정조회장은 아베 정권에서 두 차례 인상한 소비세율에 대해 감세는 부정적이다. 기시다 회장은 24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비세는 사회보장의 재원이 되는 핵심 세제로, 세율 인하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노 다로 방위상은 아베노믹스에 대해 “디플레이션에서 탈피, 경제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면서 ‘큰 성과’라고 평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