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에서 일하는 33세의 홍콩 남성이 4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하고 나서 4개월 반 만인 이달 다시 감염됐다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남성은 2차 감염 시에 무증상이었지만 이달 스페인에서 홍콩으로 돌아왔을 때 검사를 받으면서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홍콩대학 연구진은 게놈 서열 분석을 통해 남성이 각각 서로 다른 균주에 감염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국제 학술지인 ‘임상감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게재된 논문에서 홍콩대 연구진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음을 나타냈다”며 “자연 감염이나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을 획득해도 계속해서 병에 걸릴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감염된 환자는 두 번째 감염 시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는 재감염 시 더 경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일부 환자가 몇 주에 걸쳐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는 것에 대해 과학자들은 단지 흔적이 남은 것인지 또는 새롭게 전염된 것인지 규명하지 못했다.
홍콩 연구진은 “이번 사례는 코로나19에서 완치됐지만 나중에 다시 걸린 것이 확인된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이전에 많은 사람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가 재감염에 대한 면역력이 있다고 믿었지만, 일부 환자는 몇 달 후 항체 수치가 감소한다는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논문 주요 저자 중 한 명인 투카이왕 박사는 “백신으로 형성되는 면역력은 자연 감염에 의한 면역력과는 다를 수 있다”며 “백신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아보려면 시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신종질병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대부분 환자는 경증이어도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며 “그 반응이 얼마나 강하고 오래 지속되는지가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사례를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리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며 “면역력의 수준과 지속성을 알려면 더 많은 사례를 추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