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의료계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의료계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측은 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정부와 공감대를 확인했다면서도 총파업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화, 협의를 시작한다면 최대한 진정성 있는 자세로 열린 대화를 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함께 논의해서 개선 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순차적으로 집단 휴진(파업)에 나섰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전날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만나 앞으로 진정성 있는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손 대변인은 향후 전공의들과의 협의와 관련해 "복지부가 계속 협의해나갈 예정"이라며 "이미 협의체를 구성해 한 차례 회의도 개최한 바 있다. 총리실은 이와 관련해 수시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전공의협의회가 합의한 내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에 적극적으로 다시 참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진단 검사를 위한 선별진료소, 격리병원 입원 관리, 중환자실의 중증환자 관리 등의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공의에 이어 이날부터 임상강사, 펠로 등으로 불리는 전임의들도 휴진 대열에 합류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물밑으로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의사협회를 통해 전체적인 집단 휴진에 대해 협의를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손 대변인은 앞서 복지부가 '정책 철회는 그간 논의하며 결정한 상황을 전면 백지화한다는 의미'라며 철회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사전에 철회를 선언하는 부분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 드린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손 대변인은 일각에서 한의사에게 교차 면허를 발급한다는 얘기가 돈 것에 대해서는 "의사 단체를 대상으로 이런 내용이 많이 떠돌고 있으나 검토한 적도 없고 향후 검토할 예정도 없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한편, 복지부가 이날 전국의 전공의 수련기관 200곳을 대상으로 파업 현황을 파악한 결과 151곳이 응답했고, 소속 전공의 8679명 중 6021명이 파업에 나서 참여율은 69.4%로 집계됐다.
대전협은 지난 21일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를 시작으로 22일에는 3년차 레지던트까지, 23일에는 1년·2년차 레지던트까지 순차적으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4대 의료정책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26일부터 사흘간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