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23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이어 24일 대한의사협회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만남에서 정부가 의료계와 열린 자세로 진지하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의 기대를 낳고 있어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을 만나 "의협이 집단 휴진을 강행하면 환자는 두려워하고 국민은 불안해 할 것"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 등 보건의료 현안정책에 대해 의료계와 열린 자세로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밤 정 국무총리는 대전협 대표들과 면담을 가진 바 있다. 면담을 통해 정부와 대전협은 진정성 있는 논의에 착수하기로 하고 전공의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앞으로 정부는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시작할 것이며, 의사단체가 지적하는 문제에 대해서 열린 자세로 협의하고 적극적으로 개선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진정성 있는 논의' 합의는 그동안 대립으로만 치닫던 정부와 의료계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대화에 나서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도 정부와 의료계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첩약급여 시범사업 △비대면 진료 육성 등 4대 의료정책을 둘러싼 입창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 등은 정부가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파업을 계속 이어 가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정부가 파업 중단 시 정책을 보류하거나 유보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에 대해서도 의료계의 불신이 만만치 않다. 사태가 진정되면 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정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전개될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가 엄중한 코로나19 시국에 이뤄지고 있는 의료진 파업 중단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정부가 4대 의료정책에 대해 철회 대신 의료진과 개선 방안을 찾는 방향으로 선을 긋고 있어 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대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의료계의 파업은 계속돼 진료 차질이 불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와 대화에 나서기로 한 대전협은 전공의 단체행동을 계속하기로 했으며 임상강사, 펠로 등으로 불리는 전임의들은 24일부터 순차적으로 단체행동에 돌입해 26일로 예정된 대한의사협회의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윤 반장은 "정부가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인 만큼 집단휴진으로 인해 억울한 환자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진들께서 선별진료소와 격리병동, 중환자실, 응급실, 수술실 등의 진료현장에 조속히 복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