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와 현대백화점이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입점하며 온라인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를 던졌다. 회원 수가 4000만 명에 이르는 네이버가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를 발판 삼아 롯데나 신세계, 쿠팡 등에 뒤처져있던 온라인 사업의 격차를 줄여보겠다는 계산이다.
홈플러스는 네이버가 신규 론칭하는 ‘장보기’ 서비스에 21일 공식 입점해 네이버 이용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고, 온라인사업 제휴를 순차적으로 확대한다고 20일 밝혔다.
‘네이버 장보기’는 네이버가 쇼핑 사업에 힘주기 위해 홈플러스와 GS프레시, 농협하나로마트, 현대백화점 등과 연계해 내놓은 식품 배송 서비스 사업이다.
고객들은 네이버 아이디로 이들 업체의 온라인몰 회원 가입이나 로그인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생필품을 즉시 구입할 수 있다.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일반 회원은 결제 금액의 3%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7%를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
송승선 홈플러스 모바일사업부문장은 “늘 앞서 움직이는 온라인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 고객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빠르고 신선하게 상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네이버와 손잡은 것은 위드코로나 시대를 맞아 온라인 쇼핑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 온라인 시장은 한층 빠른 속도로 덩치를 불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2조 원이던 식품 온라인 시장은 2017년 10조4000억 원으로 7년 만에 5배 팽창했고, 2022년에는 33조7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마트들은 그간 급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대형마트 매출의 60%를 식품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신선식품의 경우 눈으로 직접 보고 고르는 고객이 많은 데다 콜드체인 시스템 등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올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형마트들은 신선식품도 온라인 쇼핑에서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목격했다. 다중집객 이용시설 기피 현상과 확진자 방문에 따른 폐점으로 오프라인 사업 부진이 반복되는 가운데 홈플러스도 올상반기 온라인 사업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쟁사만큼은 아니라는 점이 아쉽다. 지난해 3월 SSG닷컴을 론칭해 온라인 사업에 재빨리 출사표를 던진 이마트는 올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매출이 61% 증가했고, 2분기에도 50.1% 치솟으며 이커머스 업계 '슈퍼 루키'로 떠올랐다. 4월부터는 롯데온(ON)도 가세하며 온라인 식품 파이를 나눠야 할 판이다.
더욱이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가구 전문점까지 다양한 계열사를 한데 모은 경쟁사에 비해 주문 플랫폼 경쟁력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자체 플랫폼으로의 고객 유입이 라이벌 업체에 비해 적다는 얘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G마켓과 옥션, 11번가 등 다양한 이커머스 업체에 입점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국내 1위 검색 IT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홈플러스의 기대가 크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 시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은 네이버(57%)와 쿠팡(24%)으로 양사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번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제휴를 통해 첫 해에만 연간 160만 명의 온라인 고객을 모으고, 10% 이상의 추가 매출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2021년까지 전국 전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하고, 피커는 기존 1400명에서 4000명, 콜드체인 배송차량은 기존 1000여 대에서 3000여 대로 늘려 온라인사업을 지속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현대백화점도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해 온라인 주문 플랫폼을 확대한다. 현대는 카카오와 11번가와 함께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의 전신인 동네 장바구니에 지난 5월 입점해 서비스해왔다. 우선 서비스 대상 품목은 공산품 100여 개지만, 차차 신선식품까지 대상 확대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