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제조 공장을 중국에서 외부로 이전하려는 외국 기업들은 향후 5년간 총 1조 달러(약 1183조 원)의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BOA는 “장기적으로 중국에서의 이전이 기업들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OA가 전 세계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공급망과 관련해 세계화에서 거리를 두고 좀 더 현지화하는 접근 방식을 고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이미 무역 분쟁과 국가안보 이슈, 기후변화와 자동화 부상 등 기존 공급망을 위협하는 여러 요인으로 인해 리쇼어링(Re-shoring·본국 회귀)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는 것이다.
BOA의 캔데이스 브라우닝 글로벌 리서치 대표는 이번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지난 수십 년간의 트렌드와는 정반대로 제조 기반을 중국 밖으로 옮겨야 할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조업체의 80%가 코로나19 사태로 공급망 중단에 직면, 75% 이상이 기존 리쇼어링 계획을 강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브라우닝 대표는 “코로나19가 이런 변화를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했지만, 기업들이 리쇼어링에 나서는 근본적인 이유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 로의 전환에 있다”며 “중국에서의 이전은 주주와 소비자, 직원과 국가 등 폭넓은 이해관계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BOA가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7%가 “공급망 리쇼어링이나 현지화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가장 지배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비용이다. 중국 내수용이 아닌 모든 수출 관련 제조 설비를 중국 밖으로 옮기게 되면 5년간 1조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BOA는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0.7%포인트 낮아지고 잉여현금흐름 마진은 1.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 두 지표 모두 투자자들이 기업의 수익성과 일상적인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그러나 BOA는 “기업들이 이런 부정적 영향을 중요하게 고려할 수는 있지만 아예 이전을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과 인도, 대만 등지에서의 세금 감면과 기타 지원책은 기업들의 중국 엑소더스(대탈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공장 자동화 등도 이전 추세를 가속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