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윤석호, 옵티머스 자금으로 지인 동원 ‘우회 인수’
‘해덕파워웨이’ 지분 사들여 담보대출 받다 꼬리 밟혀
작전세력, 허위정보 유포後 주가부양… 타깃 되면 상폐도
2010~2011년 2년 연속 코스닥 히든챔피언에도 선정된 선박부품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
강남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이모 원장은 2018년 4월 이 회사의 보유지분 52.39%를 750억 원에 사들이면서 대주주가 된다.
이 원장은 보유주식 전량을 담보로 잡고 130억 원을 대출 받는다. 계약자는 트러스트올이며 대부디케이에이엠이 이 회사에 자금을 대줬다.
이후 이 원장은 옵티머스 펀드에 해덕파워웨이 자금 370억 원을 넣는 수상한 거래를 한다.
해덕파워웨이 자금이 옵티머스에 들어간 뒤 2019년 2월 비상장사인 화성산업은 해덕파워웨이 지분 15.89%를 301억 원에 인수한다. 화성산업의 최대주주는 옵티머스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셉틸리언(지분 70.8%)이다.
셉틸리언의 최대주주는 현 정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이모 변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남편인 윤모 변호사(구속)는 화성산업의 감사를 맡았으며 옵티머스의 사내이사이기도 하다. 또 셉틸리언의 사내이사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의 배우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해덕파워웨이는 거래 정지됐으며, 옵티머스는 환매 중단됐다.
이처럼 일명 ‘기업 사냥꾼’이 자기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대출 받아 상장기업 최대주주 지분을 사들이는 거래로 인해 투자자들이 ‘눈 뜨고 코 베이는’ 식의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자본 M&A의 표적이 된 기업은 상장 폐지까지 이르기도 한다. 그 자체로 불법적인 것은 아니지만 기업 인수자가 정상적인 경영보다 회사 자산을 횡령하거나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위해 허위사실 유포나 시세 조종 등으로 불공정거래를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사모펀드가 결탁된 무자본 M&A는 사모펀드가 자금을 빌려준 대가로 이자 수익을 취할 수 있지만 자칫 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존재하며 무엇보다 탈법적 행위에 자금이 쓰일 수 있어 문제다.
무자본 M&A는 갈수록 점점 교묘해지고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수인과 M&A중개인 등 소수 관련자만 인수에 참여했다면 최근에는 투자조합, 사모펀드, SPC(특수목적법인), 해외 법인 등을 통한 다수 관련자가 조직적으로 인수에 참여해 추적이 쉽지 않다.
이른바 ‘작전 세력’들은 사채업자나 저축은행 등에서 다른 회사의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후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미리 사둔 주식을 처분해 돈을 갚는다. 사실상 주식시장에서 ‘폭탄 돌리기’인 셈이다.
점조직 형태의 여러 세력들이 ‘품앗이’를 하기도 한다. 목표 가격까지 구간을 정해 두고 4~5개 세력들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주로 시가총액이 작고, 하루 거래량 30%를 움직일 수 있는 곳이 타깃이다. 최근에는 바이오나 엔터테인먼트 관련 종목 등이 세력들에게 ‘핫 트렌드’로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김웅 의원은 “과거엔 한 명이 ‘보물섬을 찾겠다’는 식의 황당한 허위 정보로 투자자를 모았다”며 “지금은 과거의 이른바 작전주 세력과 기업사냥꾼, 돈을 대는 세력이 모여 사모펀드 운용회사를 만드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 정책 호재를 이용해 자금을 충분히 뽑아먹고 사모펀드를 통해 회사를 인수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무자본 M&A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인수한 상태에서 호재를 붙여 주가를 올린 뒤 돈을 뽑아 먹는 구조는 투자자의 시선을 사모펀드에 돌리게 한다. 실제로 돈을 챙기는 쪽은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